2026-02-12 15:11 (목)
AI와의 공존을 시작한 한국인
AI와의 공존을 시작한 한국인
  • 이신
  • 승인 2026.02.12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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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직장인 두 명 중 한 명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주당 평균 5~7시간을 AI와 협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근로자의 경우 약 26% 정도이다. 전체 국민 중 네 명 중 세 명이 사용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한국인의 AI 사용은 매우 특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미국의 85%보다 낮은 73.1% 정도이기 때문에 그 결과물을 더욱 까다롭게 검증한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AI 사용의 대중화 물결은 전 세계적이지만, 한국인들은 그중에서도 가장 선두에 서고 있다.

 

AI의 환각 현상을 주도적으로 교정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대표 표본을 바탕으로 가계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근로자 열 명 중 여섯 명이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목적에 한정하더라도 절반이 넘는 근로자가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의 생성형 AI 활용률이 미국의 약 두 배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또한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 3년이 지난 시점의 활용률과 비교하면, AI 확산 속도는 약 여덟 배나 빠르다. 이러한 추세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 등 디지털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된 환경, 그리고 다양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AI의 높은 범용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의 특성과 직업에 따라 활용률에는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다. 남성이 여성보다 활용 빈도가 높았고, 20대 청년층의 사용 비율은 50대 이상 중·장년층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소득과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대학원 졸업자는 약 70%에 가까운 활용률을 보인 반면, 대졸 이하 집단은 40% 미만에 머물렀다.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근로자들은 일주일 평균 5~7시간가량을 AI 관련 업무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근로자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한국의 근로 환경이 이미 AI 활용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루 한 시간 이상 AI를 사용하는 헤비 유저의 비중 역시 한국이 미국의 두 배를 넘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가 기술 수용 속도 면에서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세대와 성별, 학력에 따른 디지털 격차 문제가 함께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AI 사용자들의 행태가 단순한 소비자단계를 넘어 검증자의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주도적 탐색가의 등장이라고 부른다. 최근 오픈서베이와 주요 IT 매체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AI 사용자 중 약 40%가 인공지능의 첫 번째 답변에 만족하지 않고 평균 세 번에서 네 번의 추가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AI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수동적 태도에서 멈추지 않고 AI의 오류 가능성을 인지하고 이를 직접 수정하려는 적극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많은 사용자가 AI가 생성한 답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 출처를 역추적하거나, 다른 AI 서비스와 결과를 비교하며 교차 검증하는 습관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클로드나 제미나이 같은 다른 AI와 병행해 답변을 대조하는 사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한국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을 보여주는 동시에, ‘AI를 통제 가능한 도구로 다루려는 태도가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AI의 환각 현상을 인식하고 스스로 검증하려는 이러한 움직임은 인공지능 시대의 사용자 주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인간 고유의 능력 더 중요해져

한국인들이 이렇게 AI의 사용에 적극적이다 보니,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AI 시대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우려보다는 좀 더 강하게 낙관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글로벌 문서 플랫폼 PDF구루(Guru)는 이와 관련해 한일 양국의 인식을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을 새로운 기회의 원천으로 보는 인식에서 한국과 일본 간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 응답자의 약 35%AI가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답했으며, 일본은 이보다 낮은 약 27%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한국 사회가 인공지능을 단순한 기술 변화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일과 산업 전반의 구조적 혁신을 이끌 동력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향후 5년 안에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를 보통 이상으로 전망한 비율도 한국이 일본보다 크게 높았다. 한국 응답자의 약 40%AI가 삶과 일터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본 반면, 일본은 20%대 초반에 그쳤다. 이는 한국 사회가 기술 도입 속도와 산업 전환에 대해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또한 학습 의지와 친숙도 면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AI를 꼭 배우고 싶다고 답한 한국인은 17% 수준으로, 일본보다 약 5%포인트 높았다. 이미 AI의 기본 개념이나 활용법을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한국이 10% 안팎으로, 일본의 두 배에 달했다. 결국 이러한 국민적 인식의 차이는 한국이 일본보다 ‘AI 강국이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가 2026년을 ‘AI 3대 강국(G3)’ 도약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각종 정책을 실시하는 것도 이러한 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 122일부터 인공지능 발전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 이른바 AI 기본법이 시행됐다. 이는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 포괄 법안으로, 혁신 촉진과 안전 규제를 동시에 아우르는 균형적 접근을 담고 있다. 정부의 재정 투입도 대규모로 이뤄진다. 2026년 한 해 동안 AI와 과학기술 연구개발(R&D)에 투입되는 예산은 약 8조 원을 넘어선다. 특히 민관 협력을 통해 최대 2조 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구축하고, 국내 기업과 연구진에게 고성능 그래픽 처리 장치(GPU) 자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산업 현장에서도 AI 전환이 본격화되는 것은 물론, 인재 양성과 글로벌 협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26년까지 1만 명이 넘는 고급 AI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주요 대학에 AI 단과대학과 혁신 연구센터를 설립한다.

하지만 이렇게 AI 시대가 펼쳐지는 가운데, 인간의 영역이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로 오히려 인간 고유의 업무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대 김난도 명예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6출간 기념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AI 시대에 자기 업무에 관한 전문성이 더 중요해졌다. 자기 일도 잘하고, AI도 잘 다루는 양손잡이가 되어야 한다.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기계를 가진 자가 아니라, 그 기계 위에서 가장 깊이 사유하고 가장 현명한 질문을 던지는 인간, 결국 사람이다. 전문성에 바탕한 AI 정보의 취사선택 여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며, AI 활용에 있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결국 이제 우리 앞에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펼쳐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인간의 능력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AI와 더욱 밀착하고, 잘 다룰 수 있는 인간만의 능력을 키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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