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2 15:11 (목)
제명당한 한동훈, 정치적 미래 되찾는 시나리오
제명당한 한동훈, 정치적 미래 되찾는 시나리오
  • 강희진
  • 승인 2026.02.12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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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끝내 제명당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지난 129일 당 윤리위원회의 제명 처분은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서 자신의 강한 의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그의 회견의 가장 마지막 문장이다. 그는 기다려 주십시오. 저는 반드시 돌아옵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정치적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반드시 돌아온다라고 말하는 것은 곧 강력한 돌파의 의지를 말하는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해서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명이란, 사실상 당()에서 더 이상 정치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당적이 없는 정치 낭인이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연 그는 앞으로 어떤 길을 선택하게 될 것인가?

 

누가 보수당의 주인일까?

이번 한동훈 대표 사태는 현 보수의 지형을 결정적으로 뒤흔든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국민의힘 내부가 완전히 둘로 쪼개졌다는 것을 말한다. 제명 결정이 난 직후 친한계 16명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적 이익을 위해 당을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으로 몰아간 장동혁 지도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막 단식을 끝내고 돌아온 당 대표에게 물러나라고 말한 것은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이제는 되돌이킬 수 없는 단절의 단계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말한다.

특히 한 전 대표는 기자회견 당사에 우리가 이 당과 보수의 주인이라는 말을 했다. 뒤집어 보면 그를 중심으로 하지 않은 사람들은 당과 보수의 곁가지라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기존에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해 온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또한 기가 찰 노릇일 수도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한 전 대표는 애초부터 보수 쪽에서 오랜 시간 정치적 활동을 해 온 인물이 아니다. 그저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의해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픽업된 굴러들어 온 돌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제 그들이 우리가 이 당과 보수의 주인이라고 말하니, 애초부터 보수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멘트라고 볼 수 있다. 이 말은 곧 이제 국민의힘에서는 내전(內戰)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그저 단순한 분열이나 갈등이 아닌, 주도권을 쥐고 심각한 전쟁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세상의 모든 전쟁은 내가 죽느냐, 상대방이 죽느냐라는 두 가지 결과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한 전 대표가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말은 곧 반드시 상대방을 죽이겠다는 의미라고밖에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한 전 대표는 어떤 무기를 들고, 어떤 행보를 해 나갈 것인가?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더 이상 자신을 제명한 국민의힘이라는 틀에 머무르지 않고 친한(親韓)로 불리는 일부 현역 의원들과 당 밖의 광범위한 중도 보수 세력을 규합해 자신만의 정치적 영역을 만들지 않겠냐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서 긍정론과 비관론이 있다. 우선 그가 높은 인지도와 지지층 결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가 창당하는 보수 신당이 상당한 파급력을 가진다는 점이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점차 극우화되는 국민의힘에 실망한 일부 지지층들이 견고하게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 한계도 비교적 명확하게 지적되고 있다. 국회에서 교섭 단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20석의 국회의원 의석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을 확보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현재 친한계로 분류되는 대부분의 의원들은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을 탈당하는 순간 의원 자격이 박탈된다. 이러한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보수 신당에 참여할 의원들을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장외 정치를 통해 재기 노릴 수도

거론되는 또 다른 행보는 이번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일이다. 유력한 지방자치단체라든지, 상징성이 있는 지역구에 출마해서 화려하게 당선된 후 다시 정치적인 입지를 단단히 세우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거론되고 있는 지역은 대구, 부산, 혹은 서울시장, 대구 국회의원이나 인천 계양시 국회의원이 언급되고 있다. 대구나 부산은 국민의힘의 텃밭이라는 점에서 한 전 대표에게도 유리하고 또한 상징성도 매우 강하다. 다만 이곳에서는 보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경쟁이 매우 치열한 것은 물론이지만, 만약 3파전 양상이 되어서 보수의 표가 분열되고 그 결과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최악의 결과가 생길 수 있다. 만약 이런 일이 현실화된다면 한 전 대표는 다시 한 번 배신자의 프레임에 더욱 단단히 갇힐 가능성도 있다. 서울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에는 한 전 대표에게는 탄탄대로가 열리겠지만, 역시 3파전에 의한 우려 때문에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국회의원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만약 국회의원이 된다면 지자체장이 되는 것보다 정치적 파워는 더욱 강해지게 된다. 직접 국회로 들어가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3파전으로 인해 본인도 당선되지 못하고, 민주당 후보만 도와주었다는 결과가 나오게 되면 한 전 대표의 입지는 지금보다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가장 마지막 행보이자 가장 유력한 행보는 바로 당분간 장외 정치를 한다는 계산이다. 제명당한 이후 곧바로 정당을 만들거나 지방선거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강연이나 저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다.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 전 대표에게는 이른바 강력한 팬덤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행보를 이어 나가는 데에도 크게 무리는 없다. 언론에서도 그의 행보를 자세하게 보도할 것이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잊혀질 염려를 할 필요도 없다. 특히 보수 언론에서는 이 시나리오를 매우 유력하게 보고 있다. 조선일보 등 일부 매체의 칼럼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와 여권 내부 분위기 변화에 따라, 한 전 대표가 다시 주목받는 시점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장 움직이기보다는 정치 환경이 성숙될 때를 기다리며 보수 진영의 선택지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러한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꽤 높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일단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매우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 129일에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60%, 민주당 44%, 국민의힘 25%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여전히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0%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상태라면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암울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대패라도 하게 되면 현 장동혁 지도부는 물러날 수밖에 없고, 바로 이 틈을 한동훈 전 대표가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한 전 대표는 때를 기다리며 기회를 엿보는 행보를 이어 갈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그 어떤 행보를 하더라도 한 전 대표에게 매우 유리한 지형은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따라서 이제부터가 그의 정치력을 스스로 입증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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