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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9-03 18:15 (목) 로그인회원가입
컬처노믹스

Column 신비한 내면의 세계

제 3의 눈

어느 날 교수님으로부터 귀한 말씀을 들었다.

티베트에 가면 스피폭크 사원이 있다, 그 사원의 밀교불「카마라자크라」부처님의 눈은 셋이다. 옆으로 박힌 두 개의 눈은 세상을 보는 눈이고, 두 눈의 사이에 종으로 박혀 있는 눈은 자기 자신을 보는 눈이다. 이 눈을 제 3의 눈이라 한다.”고 말씀 하셨다. 자기 자신을 본다는 제3의 눈은 인간에게 깊은 의미를 던저주고 있다.

전라도 순천에 있는 송광사에 구산스님(1909~1983)이 계셨다.

1980년 봄에 송광사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스님께서 우리들에게 질문을 하셨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무엇입니까?

나와 함께 갔든 일행 중에서 한 친구가 말했다.

! 스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랑과 자비입니다

스님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시며 듣고 계셨다. 또 다른 한사람이 대답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역시 영원할 수 있는 진리와 진실입니다.”

스님은 고개를 끄떡이시며, 역시 듣고 계셨다.

또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사회의 근본은 화목한 가정이라고 했다.

세상의 속된 삶을 멀리하시고, 오로지 수도(修道)로 정진(精進)하시는 스님 앞이라 감히 돈과 권력이 중요하다는 말씀은 하지 못했다. 더 이상의 드릴 말씀이 없는 일행은 질문에 대한 스님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스님은,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것은 자신입니다. 자기자신이 제일 중요하지요. 저 앞산이 모두 금이라도 여러 분 자신과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분 자신을 위해 많은 생각을 하시고, 여러 분 자신에게 많은 것을 투자 하십시오.” 라고, 질문에 대한 답을 말씀해 주셨다.

가장 귀한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가까이에 있는 바로 자신이라고 말씀을 하셨다. 이렇게 간단한 답을 우리의 일행은 왜 모르고 있었을까!

구산스님은 자기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라 말씀하셨고, 스피폭크 사원의「카마라자크라」부처님은 제3의 눈을 통해서 자기를 성찰(省察)하라고 가르치고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이 땅위에 하나 뿐인 나, 자신을 가장 아름답고, 바르고, 훌륭하고, 멋진 사람으로 가꿀 때 우리는 언제나 생명력이 넘치고 살아 숨쉴 수 있는 행복한 인간이 된다.”는 귀중한 진리를 말해 주고 있다.

교수님은 어느 날 문체(文體)에 대한 강의를 하셨다.

문체란 글 쓰는 형식이다. ? 일곱이나 여덟 가지 뿐이겠는가? 작가가 글을 쓸 때,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쓰는 것이 자기 문체이다. 그렇다면 문체(文體)는 인간의 얼굴만큼이나 다양(多樣)할 것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반문을 하시면서 문체를 각자 다른 환경과 조건에서 태어난 인간을 비유하여 말씀하셨다. 이처럼 인간은 서로 다르게 태어났고 다른 모양으로 존재한다.

군대에서 소대장이 나를 따르라함은 하나의 목적 아래 행동의 통일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그렇지가 않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나를 따르라했다면 김 선생을 따르는 그 학생은 김 선생이상이 될 수는 없다. 그리고 끝내는 자기를 상실하고 길을 잃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 개개인이 자기(自己)이기를 바라는 것이 인류를 창조한 신()의 뜻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음은 어느 무명작가의 시() 서두(序頭)를 소개한다.

나의 행복은 당신이 아니라 나 자신

당신은 그저 내 곁을 스쳐지나가는 바람일 뿐,

그리고 당신은 내가 아닌 나를 원하는 사람······.

가정(家庭)에 잘 적응하며 몇 십 년을 살아오던 주부가 어느 날 갑자기 긴 세월 동안 잃어버린 자신을 되 돌아 보며, 잘못됐다고 생각되는 행복 관을 수정하는 순간이다.

수피교()에 이런 우화가 있다.

하루는 물라가 길거리에 엎드려 무엇인 가를 열심히 찾고 있는 데, 친구가 다가 와서 물었다.

뭘 찾고 있는 거야?”

열쇠를 잃어버렸어.”

저런, 나도 함께 찾아 볼까? 그런데 어디 쯤에서 잃어버렸지?”

우리 집에서

뭐라구? 그런 데 왜 여기서 찾고 있는 거야?”

여기가 더 훤하거든.”

우스꽝스럽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모습이다. 해답은 내 안에 있는 데, 훤한 저 바깥 세상에 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나만이 해답의 열쇠를 쥐고 있고, 내 문제의 해답을 알고 있는 이는 나 말고는 아무도 없다. 여기에 소개된 무명작가는 행복의 열쇄가 나에게 있다는 그 소중한 뜻을 이제 알았다. 어느 철학자가 말 했듯이, “나와 같은 사람은 하나 밖에 없다. 참으로 귀한 존재이다.” 나는 특별한 존재며, 놀라운 존재라는 것을 인식해 본다. 물론 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할 때도 있고, 실수를 할 때도 있고, 잠깐 인간이라는 것을 잊어버릴 때도 있다. 그러나 이것을 투덜대고 고민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완벽하지 못한 나를 용서하고, 그래도 내 인생의 주인은 라는 점을 인정하며 살아야 한다. 공자님의 말씀에 수기치인(修己治人)’이란, 말이 있다. 역시 자기를 먼저 다스리고 남을 탓하라는 뜻이다.

이렇게 귀한 자신은 보이지 않는 정신(情神)과 이를 둘러싼 육체(肉體)적인 외모로 구성되었다. 인간의 육체는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소중한 것은 아니다. 더욱 소중한 것은 보이지 않는 신비한 정신적 세계를 잘 다스려야 한다.

20 여년 전의 일이다. 직장에서 열심히 근무를 하는 데 전화가 걸려왔다. 딱한 사정을 들어달라는 청탁의 전화였다. 거절을 못할 사이라, 다리를 놓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사연인즉, 전라도 순천에 사는 절친한 친구의 딸이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데 일년 전부터 하반신을 못 쓴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전라도에서 전남대학교 부속병원을 위시해서 큰 병원을 거의 다 돌아다니며 진단하였으나, 하반신을 못 쓰는 원인을 아무 곳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제는 마지막으로 서울의 큰 병원에서 입원이라도 한 번만 하면, 결과에 상관없이 소원이 없겠다고 하는 것이다. 내가 ○병원하고 인연이 있는 것을 알고 다리를 놓아 달라는 것이다. 나는 약속대로 다리를 놓아 주었다. 병원에 업고 들어간 그 학생이 한 달만에 걸어서 퇴원을 하는 기적을 보았다. 그 여학생의 병은 다른 부서도 아니고, 정신과에서 고쳤다고 한다.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무서운 잠재의식이 하반신을 마비시킨 것이다. 마침 그 병원에 정신과 의사가 나와 친분이 있는 터이라 그 환자의 오래된 잠재의식을 들을 수 가 있었다.

그 여학생이 어렸을 때, 여학생의 엄마하고 아빠하고 싸움이 잦았는 데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는 것이 원인이 되어서 싸움을 자주했다고 한다. 그 때에 마침 여동생이 죽었다. 그 여학생의 마음속에는 아빠가 내 동생이 죽는 원인을 제공했다. 그러므로 우리 아빠는 나쁜 사람이다.” 라고 단정을 한 것이다. 이 엄청 난 생각이 무의식속에 남아 있었다. 생활을 하면서 아빠를 대할 때마다 그 잠재의식이 발로(發露)되는 데 감히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참은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아버지가 동생을 죽이는 원인을 제공 했다는 기억은 까맣게 잊었으나 그 잠재의식은 서서히 이 학생의 하반신을 지배하는 신경을 마비시켰다.

병을 고친 것은 약도, 수술도 아닌, 단지 깊숙한 곳에서 꽁꽁 숨어있었던 발산하지 못한 잠재의식을 일깨워주고, 잘 못된 잠재의식을 바로 인식시키는 순간 굳었던 하반신이 움직였다는 의사의 말이었다. 놀라운 사실이다. 그러므로 담당했던 의사는

나를 지배하는 또 다른 나를 잘 다스려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우리가 의식하는 세계는 겨우 30%에 불과하고,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상태가 70%를 차지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얼음을 비유하면서 물 위에 떠 있는 부분이 우리가 생활 속에서 의식하는 부분이고, 물에 잠긴 부분이 무의식 상태인 신비한 내면의 세계라고 심리학자 후로이드(Freud)’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상하게 설명해 주었다.

3의 눈을 통하여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내 자신의 마음을 찾고 그리고 가슴에 쌓인 복잡한 생각을 다 비워야한다. 현재 사고(思考)하는 것, 사회적 지위와 내가 받은 교육, 또한 육체적 외모가 나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 인간은 이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한 존재이다.

3의 눈은 내가 참된 인간이 되는데 필요한 잠재력을 키워주고, 항상 의식하고 깨달은 상태에 있도록 나를 깨우쳐 줄 것이며, 세상을 사는 동안 아름답고 풍부하고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의 조합을 도와 줄 것이다.

교수님의 말씀 속에 깊은 뜻이 있음을 다시 음미(吟味)를 하면서, 나 자신이 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신의 신비함에 갑자기 숙연해 짐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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