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 한국기술사회 제62회 정기총회에서 제27대 회장 선거가 치러졌다. 그 결과 기호 1번 김상귀 SG건설산업㈜ 사장이 대의원 283명 중 259명이 참석한 가운데 득표수 143표, 투표자 수 대비 득표율 55.21%로 당선됐다. 신임 김 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번 선택을 개인적 영광이 아니라 기술사회가 직면한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라는 회원들의 엄중한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임기 시작 시점인 3월부터 정관 관련 규정 개정과 이를 위한 실무 작업에 즉시 착수하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으며, 모든 추진 과정에서 대의원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회장은 당선의 기쁨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먼저 느낀다고 강조하며, 끝까지 함께 동행해야 변화가 완성될 수 있다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신임 김상귀 회장은 후보 시절부터 ‘기술사의 격(格)을 높이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술사의 실질적 권한과 사회적 위상을 법과 제도, 조직 차원에서 구현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해 왔다. 이를 위해 기술사법 개정을 통한 권한 강화, 정부 13개 부처에 전담 임원을 두는 제도 도입, 기술사 보호 센터(PE Care Center) 운영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으며, 회원 권익 보호 역시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하도급 분쟁과 각종 소송에 대한 상담을 전담하는 조직을 구축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기술사 사무소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도 병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재정 측면에서는 회관 건립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를 조기에 상환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회장 선거 직선제 추진과 피선거권 완화를 통해 회원 참여를 확대하며 조직 내부의 화합을 도모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김상귀 회장을 만나 향후 조직 운영 방향과 주요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계·현장 두루 거친 토목 전문가
김상귀 회장은 SG건설산업㈜ 사장이자 토목시공기술사로 활동해 온 건설 분야 전문가이다. 이미 대학 전공부터 토목을 했었다. 그는 중앙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연세
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석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학사 과정을 마쳤다. 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설산업 최고전략과정 8기와 법과대학 최고지도자과정 12기를 각각 수료했다. 1995년 토목시공기술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삼부토건(주)에서 전무와 고문을 비롯해 토목부서장, 기술연구실장, 기획실장, 공무실장, 감사실장 등을 역임했다. 또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으로 활동했고 건설기술인협회 이사와 대의원, 토목기술인회 감사 등을 지냈다. 토목 건설인으로는 제대로 된 길을 걸어왔다고 볼 수도 있다. 한국기술사회의 경력도 꽤 굵직굵직하다. 제25대 한국기술사회 감사로 활동했으며, 이사와 대의원을 역임했다. 제23대와 제24대에서는 사업재정위원장을 지내며 조직의 재정 운영과 사업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수상도 여러 번 받았다. 김 회장은 2014년 산업포장을 수훈했으며, 2003년과 2008년에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2006년에는 건설교통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김 회장은 그간 토목 시공과 환경, 건설·개발 사업 전반에서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사 사무소의 법적 지위 강화와 하도급 분쟁·소송 상담을 전담하는 지원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아울러 기술사들이 제도 개선을 위해 보다 실질적인 행동과 연대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기술사 업계의 권익 향상과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 마련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우선 신임 회장에게 당선 소감부터 들어보았다.
“저는 삼부에 오래 있다가 에스지이건설산업 대표로 현재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오랜 시간 준비해왔습니다. 그동안 현장에서 기술사로 활동하며 기술사의 역할과 책임에 비해 위상과 권위가 크게 약화되었다는 점을 절실히 느껴왔습니다. 과거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기술사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고, 그에 걸맞은 지위와 사회적 평가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제도 변화와 특급 기술자 제도 도입 이후 기술사의 고유한 위상과 권위가 점차 사라진 것이 현실입니다. 회장으로서 기술사의 떨어진 격을 다시 높이기 위해 필요한 일을 책임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기술사의 권한과 역할이 제도적으로 명확히 인정받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AI 시대를 대비한 조직 혁신 구상
물론 선거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약 280명의 대의원 모두의 공감을 얻는 과정이 쉽지 않았고, 각자의 애로 사항과 요구를 충분히 전달받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과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무엇보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기술사법에 대한 제도 개선을 꼽고 있다. 기술사의 권한과 책임이 법과 제도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며, 역할과 책임에 걸맞은 수행 체계를 법적으로 정립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기술사의 전문적 판단과 책임이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구조를 만들고, 제도의 실효성과 사회적 신뢰를 함께 높여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그는 후보 시절에 ‘5대 공약’을 밝히면서 기술사회의 미래 청사진을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우선 첫 번째 과제로 강력한 기술사 제도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책 연구를 전담하는 ‘기술사정책센터(PPC: PE Policy Center)’를 설치해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제도 개선을 전담할 기술사 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신설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기술사의 업무 영역을 현실에 맞게 확장하고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회원의 법적·제도적 권익 보호 장치를 보다 촘촘하게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두 번째 과제로는 AI 시대에 맞는 기술사의 역할 확대와 안정적인 업무 영역 확보를 내세우고 있다. AI 기본법 발효에 따라 기술사의 전문적 역할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재난 안전과 R&D(EXPERT)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국제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기술사의 사회적 위상과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세 번째로는 회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방안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회원 활동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높여 자긍심을 고취하고, 제도 개선을 통해 권익 신장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고충 상담과 분쟁 대응을 전담하는 고충 처리 및 분쟁 대응 센터(PCC: PE Care Center)를 운영해 회원들이 현장에서 겪는 문제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네 번째로는 회원 간 화합과 복지 강화를 또 하나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분회와 지회의 위상을 높이고 상시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해 조직 내부의 연결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세대와 계층 간 소통을 활성화해 내부 갈등을 줄이고, 이를 바탕으로 회원 화합을 도모하는 한편 복지 제도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재정 전략이다. 현재의 적지 않은 부채를 단계적으로 상환하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 재정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회원 수 확대를 위한 가입 유도 정책을 추진하고, 국가 과제와 연구 수주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다분야 융합을 강화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저는 기술사 제도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강력한 추진력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기술사 제도개선특별위원회와 정책센터를 동시에 가동해, 회원 여러분의 의견이 현장과 제도에 실제로 반영되는 구조를 구축하겠습니다. 제도 개선을 일관되게 이끌 수 있는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기술사 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통해 실행력을 높이겠습니다. 동시에 기술사정책센터를 든든한 싱크탱크로 운영해 정책의 깊이와 완성도를 강화하겠습니다. 이 두 조직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해, 정책이 중단 없이 이어지는 논스톱 체계를 실현하겠습니다.”
현장에서 쌓아온 책임과 보람
그는 지난 세월 건설 기술자로 활약하면서 많은 보람도 느꼈다고 말한다.
“토목은 고속도로, 공항, 항만, 지하철, 터널, 교량, 발전소 등 국가 기간산업 전반을 이루는 분야입니다. 대한민국의 발전 과정에서 건축과 개별 건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핵심 시설물은 토목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토목은 단순한 공사가 아니라 국가의 기반 시설과 구조물을 책임지는 영역입니다. 저는 특히 고속도로 공사에 오랜 기간 참여해 왔습니다. 토목공학 분야에서도 품질 기준이 가장 까다롭고 공사 수준이 높은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며, 책임감을 갖고 공사를 수행해 왔습니다. 공정과 품질, 안전을 동시에 지켜내야 하는 현장이었기에 쉽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공기와 품질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 왔으며, 작은 차질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삼부토건은 대한민국 건설 1호 기업으로, 저 역시 그 일원으로서 말레이시아 공사를 비롯한 해외 사업에 다수 참여하며 현장 경험을 쌓아 왔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현장의 기준과 책임을 잊지 않고 역할을 다해 나갈 생각입니다.”
그는 끝으로 84개 종목에 걸쳐 활동하고 있는 약 6만 명의 기술사, 특히 젊은 후배들의 전문성이 현장에서 충분히 발휘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사들이 그에 상응하는 평가와 대우를 받으며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분명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 전반의 안전과 안정성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선배 기술사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로 후배들을 뒷받침하며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신이 재직한 동안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조직 전반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겠다는 입장이다. 기술사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복지 수준을 현실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재정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러한 과제를 단계적으로 실현해, 임기 동안 성과를 남긴 회장으로 남고 싶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