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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9-03 18:17 (목) 로그인회원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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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ews 유럽 덮친 오메가 블록, 폭염은 왜 더 위험해졌나

World news    유럽 덮친 오메가 블록, 폭염은 왜 더 위험해졌나

유럽이 다시 불볕더위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6월 말부터 40도를 넘는 고온이 이어졌고, 남서부의 작은 마을인 피소스(Pissos)에서는 기온이 44.3도까지 올라갔다. 영국도 6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고,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에서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폭염 기간에만 초과 사망자가 총 3,7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 사망이란, 직접적인 폭염에 의한 사망은 아니지만, 폭염으로 심혈관·호흡기 질환 등이 악화되어 나타나는 간접 사망까지 포함하는 지표이다. 이제 유럽에게 여름은 더운 계절이 아니라, ‘죽음을 가져올 수 있는 계절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이러한 폭염이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관광지와 학교는 운영 시간을 줄이거나 문을 닫았고, 철도와 전력 시설도 영향을 받았다. 높은 수온 때문에 원자력발전소 일부는 출력을 낮추거나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이러한 유럽의 폭염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주 등장한 말이 바로 오메가 블록이다. 상공의 기압 배치가 그리스 문자 오메가, 즉 Ω와 비슷한 모양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름은 낯설지만 원리는 복잡하지 않다.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대기의 흐름이 막히는 현상이다.

밤에도 내려가지 않는 온도

보통 날씨는 계속해서 변화한다. 비가 온 뒤 맑아지고, 고기압이 왔다가도 저기압이 이어진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일정한 날씨가 이어지다가도 곧장 다시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가 막힐 때가 생긴다. 바로 거대한 고기압이 가운데 자리를 잡고, 그 양쪽에 저기압이 형성되는 때이다. 이때 기압이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날씨가 바뀌지를 않는다. 비가 내리는 곳에는 비가 계속 내리고, 뜨거운 날씨가 시작된 곳은 계속해서 뜨거운 상황이 이어진다. 바로 이것이 전형적인 오메가 블록이 불러오는 현상이다.

이렇게 되면 밤에도 더위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몸은 낮 동안 더위에 노출되더라도 밤에 기온이 내려가면 회복할 시간을 얻는다. 하지만 밤 최저기온이 20도를 넘는 열대야가 이어지면 몸은 쉬지 못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밤에도 30도에 가까운 기온이 유지되기 때문에 신체는 더욱 위험한 상태가 되고, 특히 노인과 어린아이, 만성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 될 때도 있다.

물론 오메가 블록이라는 현상이 이번에 처음 시작된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있었던 흔한 기상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온도 자체가 상승했다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과거 평균기온이 25도였던 지역에서 오메가 블록이 발생해 기온이 10도 올랐다면 35도가 된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기본 기온이 이미 3도 높아진 상태라면 같은 현상에서도 38도가 된다. 따라서 과거에는 견딜 수 있었던 그럭저럭한 더위가 이제는 생명을 위협하는 폭염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세계의 기상 연구 기관에서는 이번 유럽 폭염이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난화 때문에 훨씬 더 강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서유럽에서는 6월의 고온이 빠르게 심해지고 있으며, 같은 대기 순환이 나타나도 지금은 과거보다 훨씬 높은 기온을 만든다는 것이다.

유럽이 유독 빠르게 더워지는 것도 세계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극의 급격한 온난화, 해양 환경 변화, 토양 수분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이야기다. 땅이 마르는 것도 폭염을 키우는 중요한 요인이다. 토양에 물이 충분하면 태양 에너지의 일부는 물을 증발시키는 데 쓰이지만, 땅이 이미 말라 있으면 그 에너지는 지표면을 데우는 데 더 많이 쓰인다.

국가 시스템도 혼란해져

이번 유럽 폭염에서 더 주목해야 할 점은 폭염이 개인의 건강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온이 40도를 넘는 날이 이어지면 국가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력, 교통, 의료, 교육, 관광, 농업에 그 여파가 연쇄적으로 미치게 된다.

프랑스에서는 폭염 속에서 전력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 에어컨과 냉방기 사용은 늘어나지만, 전력 시설도 동시에 열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프랑스는 원자력발전 비중이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발전 과정에서 생기는 열을 식히기 위해 많은 양의 냉각수가 필요하다. 그런데 강물 수온이 높아지면 냉각 효율이 떨어지고, 뜨거워진 물을 다시 강으로 내보내는 것도 생태계에 부담을 준다. 결국 일부 원전은 출력을 줄이거나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춰야 했다.

철도와 도로도 폭염에 약한 기반 시설 중의 하나이다.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철로가 변형될 수 있고, 도로의 아스팔트도 손상될 수 있다. 학교는 수업 시간을 줄이거나 문을 닫는다. 병원에는 온열질환자가 몰리고, 농장에서는 가축 폐사와 작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심지어 학교도 당분간 멈추게 된다. 프랑스 교육당국은 폭염 속에서 13,500개 학교를 휴교하거나 특별 시간표로 운영했다고 밝혔고, 영국에서도 1,000곳 넘는 학교가 휴교 또는 단축수업을 했다. 또 파리에서는 폭염 기간 공공장소 음주를 일시적으로 금지하고, 금요일 저녁부터는 일부 주류 판매도 제한했다. 한마디로 더운 날씨에는 술을 최대한 줄이거나 마시지 말라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대의 야외 작업을 금지했고 스페인도 적색 기상경보가 발령될 경우 근로자가 근무 조건을 줄이거나 조정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독일 역시 작업장 온도가 30도 이상이면 고용주는 노동자 보호 조치를 해야 하고, 35도 이상에서는 더 강한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사실 유럽의 폭염으로 인한 각종 피해는 도시 자체의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과거 유럽의 많은 건물은 오랫동안 추위에 대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부를 제외하고는 가정과 학교에 에어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오래된 건물은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데 한계가 있고,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는 낮 동안 흡수한 열을 밤에 발산하게 된다. 과거의 기후에 맞춰 지어진 도시가 새로운 기후변화를 통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그나마 새롭게 지어진 건물이 많고, 에어컨 보급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그나마 폭염에서 사람들은 잘 견디곤 한다. 따라서 우리의 기준으로 본다면 유럽은 완전히 딴 세상이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다.

다만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유럽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피해를 낳는다. 국제노동기구는 폭염과 열 스트레스로 인해 2030년에는 전 세계 총 노동시간의 약 2.2%가 매년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정규직 일자리 약 8,000만 개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이며, 로이터 통신도 같은 폭염이 2030년까지 세계 경제에 2조 달러 이상의 생산성 손실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화로 따지면 3천조라는 엄청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전 세계는 각 국가 간의 물리적인 전쟁뿐만 아니라 폭염과의 전쟁도 동시에 치러야 할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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