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 : 2026-09-03 19:54 (목) 로그인회원가입
시사논평

Plics 2030세대에게 민주당은 ‘위선과 오만’이다

과거 한국 정치 지형에서는 젊은 세대는 진보적이며, 따라서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공식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오늘날 2030세대의 표심은 특정 정당에 고착되지 않

으며, 오히려 기존의 공식이 완전히 깨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에 대한 인식은 확실히 달라졌다. 민주당은 사회 개혁을 이끄는 정의로운 정당이 아니라, 도리어 위선과 오만으로 가득 찬 기득권 정당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공정과 정의를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기득권화된 특권은 내려놓지 않는 내로남불의 태도에 적지 않은 환멸을 느낀 것이다. 더욱이 주거 불안, 취업난, 자산 격차 등 청년들이 삶의 현장에서 마주하는 절박한 고통을 말로만 위로할 뿐,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외면해 왔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에 실리와 실용을 중시하는 MZ세대의 고유한 특성 역시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거대 담론이나 이념적 잣대를 중심에 두고 편을 가르는 정치 공학적 접근은 더 이상 이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과연 무엇이 문제이며, 민주당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

문재인 정부 때부터 변화 시작

한국 정치사에서 세대 투표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2년 제16대 대선이었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20대와 30대에서, 이회창 후보는 50대와 60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고 40대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이를 기점으로 전통적인 지역 구도는 점차 약화된 반면, 세대 구도가 선거의 새로운 핵심 변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후 선거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졌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20대부터 40대까지 넓은 세대의 지지를 확보했으나, 50대와 60대 이상층의 압도적인 결집을 이끌어낸 박근혜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또한 2017년 대선에서 참패를 겪은 홍준표 후보 역시 60대와 7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는 승리를 거두었다. 이 시기까지만 해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고연령층은 보수, 젊은 층은 민주당 성향이라는 공식이 통용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시절을 거치며 2030세대에게는 다른 생각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2017년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란을 시작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파동,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논란, 그리고 2021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등이 연이어 터졌다. 이 사건들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는 바로 공정이었으며, 여기에 크게 실망한 청년들은 그때부터 민주당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특히 여성은 그래도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남성들은 상당수 돌아섰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민주당을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키워드는 위선오만이다. 청년들은 국민의힘을 시대착오적 정당이라고 볼지언정, 최소한 위선적이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민주당은 말로는 정의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기에 위선이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위선은 정치 분야를 벗어나서 일반적으로도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자신의 악한 마음을 숨기고 누군가를 기만하는 것이고, 그 사이에 부당한 이익을 챙긴다는 이미지다. 사실 민주당이 이런 위선으로 비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뼈아픈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자신에게는 유리한 잣대를 들이대지만, 상대방에게는 불리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공정이나 기회의 균등한 배분에 있어서 한참 어긋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극우에 대한 잘못된 판단

2030세대는 민주당을 기득권 정당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사실 과거의 민주당은 기득권과는 거리가 멀었던 정당이었다. 민주화 투쟁을 하면서 고통도 당하고 피해도 입었으며 많은 희생을 했었다. 그러니 그들을 기득권으로 보기는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2030세대는 그러한 역사를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 투표권을 가질 나이가 되어 어느 날 정치를 바라봤더니 민주당은 이미 여러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고, 국회의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여당인 것이다. 따라서 일단 민주당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이러한 거대 정당이 자신들을 위한 정책을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들의 정당에 유리한 행보를 보인다면 곧바로 오만이라고 평가하기에 딱 알맞다. 오만 역시 사람들이 매우 혐오하는 이미지임이 틀림없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보다 낮은 위치로 인식하고, 자신들의 주장만이 맞다고 우기고, 더 나아가 집단의 공정성을 깨뜨린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위선과 오만은 오늘날 2030세대가 민주당을 떠나게 된 매우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민주당 역시 적지 않은 판단 착오를 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맞다라는 꼰대적 시선이었다. 과거 독재 시절에 저항하며 오늘날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일궈낸 만큼, 2030세대가 자신들을 오해하고 있다고 여겼으며, 따라서 자신들의 생각을 꺾어서 수정할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젊은 세대는 민주당을 따라오면 된다고 여겼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민주당을 떠나는 젊은 세대를 극우화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에 대한 열망은 무시한 채 그들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방식으로 진단했던 것이다. 사실 이러한 관계는 가정에서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아버지가 늘 자녀에게 아빠가 맞고 너는 틀리다라고 말한다면, 아버지를 존경하고 따를 자녀들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 실제 민주당은 정책적인 면에서도 여러 실책을 저질렀다. 가장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정원호 서울시 후보가 내건 은퇴자 재산세 한시 감면정책이었다. 이 정책은 말 그대로 은퇴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주택자는 관련도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 사회의 은퇴자라면 이미 어느 정도의 재산을 형성한 사람들인데, 그들에게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하니 청년 세대는 민주당을 바라볼 이유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민주당은 2030세대가 원하는 공정이라는 말도 다소 편협하게 해석한 경우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년들에게 공정이란 무엇보다 기회의 균등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결과적으로 잘하고 못하고는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최소한 출발할 수 있는 기회 자체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각자가 책임지는 방식의 공정을 원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균등한 재분배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과의 격차를 줄이고 사회적 자원을 고르게 나누는 전통적인 사회 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한 나머지, 정작 청년들이 공정이라는 말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본래의 열망과 문제의식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흔히 뼈를 깎는다는 표현을 한다. 그냥 외형을 바꾸는 사소한 변화가 아니라 고통을 감내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꾀할 때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지금 민주당이 2030세대를 대하는 자세가 딱 이래야만 한다. 그래야 위선과 오만이라는 인식에 갇힌 지금의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으며, 젊은 세대가 가진 근본적인 정치적 열망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0 / 40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