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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10-05 17:48 (월) 로그인회원가입
산업계소식

Global Company 제62주년 산업단지의 날 기념식 대통령 표창, 쌍영방적 김강훈 대표

한지에서 친환경 섬유로, 기업을 넘어 산업단지의 미래로

이번 제62주년 산업단지의 날 기념식에서 영예의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인물은 바로 쌍영방적 김강훈 대표이다. 그는 익산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장으로 활동하며 입주기업의 경영 여건과 산업단지 환경 개선을 위한 대정부 건의에 나서는 한편, ‘탄소중립형 친환경 핵심소재 광역협의체(전북-대구)’ 회장을 맡아 지역 기업들의 연구개발 역량 강화와 친환경 소재산업 육성에도 힘을 보태왔다. 그는 이번 수상에 깊은 감사를 표하면서 앞으로도 익산국가산업단지의 발전과 한지 섬유 산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런데 이번 대통령 표창의 이면에는 한 기업을 20년 넘게 이끌어온 경영인의 이력과 섬유 한 분야를 40년 넘게 파고든 기술인의 노고가 온전히 함께 하고 있다. 1987년 쌍방울에 입사한 그는 생산 현장에서 방적 기술을 익혔고, 평사원에서 출발해 기업의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전통 소재인 한지를 현대적인 기능성 섬유인 ‘한지사’로 바꾸는 기술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현재까지 산업부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과제 등 중대형 과제 9건을 수행하고 특허 10건을 출원하는 등 기술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에는 한지사 분야 ‘대한명인’으로 추대됐으며, 2022년에는 익산시 섬유 분야 명장으로 선정됐다. 이번 대통령 표창을 계기로 김 대표가 걸어온 기술개발과 기업경영, 지역 산업 활동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산업단지의 문제를 기업 공동의 문제로

김 대표는 익산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역할에 매우 충실해 왔다.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산업단지 환경 개선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의견을 관계 기관에 전달해왔다. 개별 기업들이 산업단지 내에서 각자도생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경쟁력을 높여가는 산업 생태계로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해왔던 것이다. 특히 최근 산업계에서는 탄소중립과 친환경 소재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조건으로 떠오르면서, 김 대표는 ‘탄소중립형 친환경 핵심소재 광역협의체’ 회장을 맡아 지역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 향상과 친환경 소재산업 발전에 힘을 쏟아오기도 했다. 

쌍영방적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지사(韓紙絲)다. 한지사는 기계한지를 가늘게 절단한 뒤 꼬아 실의 형태로 만든 섬유 소재다. 종이를 실로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낯설지만, 김 대표는 한지가 가진 탈취성과 흡습성, 통기성, 경량성 등의 특성을 섬유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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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한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계기는 과거 결혼식장에서 축하용 종이테이프를 손으로 만지다 우연히 꼬인 종이가 실처럼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지를 섬유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후 관련 서적과 제지공학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지 섬유화 가능성을 연구했다. 2006년에는 연구기관과 지역산업 육성사업에 참여하면서 지사제조 방법과 지사 제조 장치에 관한 특허를 출원하고 이를 생산 현장에 맞게 개선해 산업화 기반을 마련했다.

한지를 섬유로 활용하면 기존 섬유와 다른 특성을 얻을 수 있다. 한지사는 수분을 흡수한 뒤 빠르게 건조시키는 특성이 있고, 항균성과 소취성 등 기능성을 갖춘 소재로 활용돼왔다. 한지사만으로 모든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면이나 실크 등 다른 섬유와 혼방해 촉감과 기능성, 가격 경쟁력을 조정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양말과 속옷, 의류에서 시작해 침구와 인테리어 소재, 산업용 내장재 등으로 활용 영역을 넓혀왔다.

김 대표가 한지사를 바라보는 관점도 단순히 기존 섬유를 대체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기존 소재와 결합해 새로운 기능과 부가가치를 만드는 소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전통 소재를 현대 제조업의 기술과 결합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회사가 사라진 자리에서 다시 공장을 세우다

김 대표의 기업 경영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쌍영방적의 뿌리는 쌍방울 방적사업부에 닿아 있다. 외환위기와 모기업의 경영난 속에서 2004년 사업부 분사를 이끌었고, 김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들은 퇴직위로금 등을 출자하며 회사를 이어갔다.

가장 큰 위기는 2007년에 찾아왔다. 임대하여 사용하던 공장 부지가 매각되면서 생산 기반 자체를 잃게 됐다. 공장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건물 하나를 잃는 문제가 아니었다. 생산라인이 멈추고 수백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듬해 익산시와 금융기관 등의 지원을 바탕으로 익산에 한지사 전문 생산공장을 마련하며 다시 출발했다. 기존 방적사업을 그대로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한지사라는 새로운 소재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이 과정은 이후 김 대표의 경영 방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 기업의 존속이 경영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직원의 삶과 지역의 일자리, 산업 생태계와 연결돼 있다는 점을 현장에서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가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의 경영 여건과 산업환경 개선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도 이러한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한지사 개발 이후 김 대표의 관심은 제품 생산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한지사 기술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대학과의 교류에도 참여했다. 전북대학교 의류학과 RISE 사업에 참여하여 산학협력 관계를 구축해 기술과 현장을 연결하고, 축적된 경험을 후배 세대에게 전달하는 계기가 된것이다. 

2021년 한지사 분야 대한명인으로 추대된 뒤 그는 자신의 경험과 현장에서 축적한 지식을 후세대에게 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익산시 섬유 분야 명장으로 선정됐다. 한지라는 전통 소재를 기능성 섬유로 발전시킨 기술과 오랜 기간 섬유산업에 종사해온 경력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이어가고 있다..쌍영방적은 최근 초록우산 전북본부에 한지 양말 세트를 후원하는 등 지역사회 나눔에도 참여했다. 김 대표는 당시 “지역 사회와 상생해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지역 대학들과의 산학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2025년부터 전북대학교 의류학과가 주관하는 JB-RISE 연구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전북문화관광 특성화를 위한 K+디지털 패션융복합 연구사업」에 협업 기관으로 참여하여 한지사 원단의 상품화와 관련 분야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것만으로 기업의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이 지역의 인재와 협력하고, 산업 발전에 참여하며, 다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기업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한지사에서 지역의 친환경 소재산업으로

김 대표의 시선은 이제 자연스럽게 미래로 향하고 있다. 섬유산업은 과거처럼 저가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산업에 머물지 않고, 기능성과 친환경성,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소재산업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과 자원순환, 친환경 생산방식에 대한 요구가 커질수록 단순한 생산 능력보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실제 제품과 산업현장에 안정적으로 적용하는 기술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섬유산업은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보다 어떤 소재를 만들고, 그 소재에 어떤 가치를 더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쌍영방적이 오랫동안 축적해온 한지사 기술 역시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한지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 소재인 한지를 현대적인 섬유기술과 결합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차별성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의류와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활용돼 왔다면, 앞으로는 기능성 소재와 산업용 소재 등으로 적용 범위를 보다 넓혀갈 여지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자체적인 기술 개발뿐 아니라 연구기관, 대학, 관련 기업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한 기업의 기술을 넘어 지역 전체의 친환경 소재산업 기반으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김 대표 역시 섬유산업이 기존의 생산방식에만 머물러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한 제조 경험에 새로운 기술을 더하고, 기존 소재의 쓰임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꾸준히 밝혀왔다. 한지라는 오래된 소재를 다시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새로운 산업적 가능성을 찾아온 그의 경험 역시 이러한 생각과 맞닿아 있다. 익숙한 소재라고 해서 가능성까지 익숙한 방식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쌍영방적이 풀어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한지사의 활용 영역을 넓히고 시장성을 확보해야 하며, 친환경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 경쟁력도 꾸준히 높여야 한다. 동시에 지역의 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이 차근차근 이어진다면 한지사는 단순히 전통 소재를 현대적으로 활용한 제품을 넘어 지역 섬유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랜 시간 쌓아온 제조 경험 위에 새로운 기술과 시장의 요구를 더해간다면, 쌍영방적의 도전은 한 기업의 성장을 넘어 우리 섬유산업이 새로운 발전 방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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