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9 16:43 (화)
Global People (주)덕원빌파이앤씨 박정봉 대표
Global People (주)덕원빌파이앤씨 박정봉 대표
  • 이신 기자
  • 승인 2025.08.19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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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화약발파 기술의 전수를 위해 후학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가끔 영화에 보면 폭약을 설치하고 발파를 하는 장면들이 나오곤 한다. 액션 신이나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에 종종 등장하곤 하지만, 사실 이 화약 발파 기술은 다양한 산업과 공공 인프라 건설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터널 공사나 광산 개발, 도로 및 철도 개설, 지하 공동 개발, 택지 및 공장부지 조성 굴착공사 등에서 선행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특히 이 과정은 매우 정밀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많은 피해를 남기기도 한다. 지난 74일 제19회 전국기술사대회에서 대상(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은 인물이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화약 발파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덕원발파이앤씨 박정봉 대표이다. 그는 공학박사(Ph.D.)를 취득하고, 화약류 관리기술사, 국제기술사(APEC Engineer & IPEA Int. PE)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베트남 국립 호치민기술대학교 지반공학부 교수이기도 하다. 또한 ()아시아친환경자원협회(AGRI) 부회장 겸 안전환경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그의 주요 강의 과목은 건설소음·진동 실무, 암반공학(지하안전 영향평가), 발파공학, 화약 발파와 환경 등이다. ‘안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철학으로 지금도 발파공학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박정봉 대표를 직접 만나보았다.

 

대한민국 1호 기술사 사무소 개설

우리나라의 기술사법은 1976년에 폐지된 후 17년 만인 1993526일에 다시 부활했다. 이러한 부활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기술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기술사에게 사무소 개설 권한을 공식적으로 부여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기술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강화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는 부활 첫날 기술사 사무소를 1호로 등록했고, 1993년 화약 발파 분야의 첫 번째 전문 사무소인 덕원발파이앤씨를 설립했다. 그의 명함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록 번호 제10-20-001호가 적혀 있을 만큼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과거 1998년에는 KBS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으며, 당시 직원 수도 많았고 사무실 규모도 상당히 컸다. 그는 경부고속철도(ktx), 고속도로, 인천문학경기장, 파주공설운동장, 강변북로(천호-토평), 청담대교 등 국내 주요 시설 설치를 위한 발파공사에서 발파(폭파) 안전과 환경관리 기술용역을 수행하여 오면서 국내 화약 발파 기술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박정봉 박사는 AGRI의 멤버이자 ‘ESG 안전환경위원장직을 맡아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특히 민간인으로서는 유일하게 국방부 EOD(폭발물 처리) 교관 양성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이번 수상 소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건설소음·진동실무론’, 암석역학, 발파공학 등 여러 교재를 직접 집필하고 강의를 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암석역학 분야는 특히 의미가 깊습니다. 이번에 암석역학 강의로 기술사대회에 영상 자료를 제출하고, 강의도 했으며, 결국 이 분야로 대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상을 받기 위해 강의를 한 것은 아닙니다. 국토안전관리원과 기술사회 등에서도 여러 차례 영상 강의를 진행했지만, 언제나 목표는 지식을 나누는 데 있었습니다. 암석역학은 토목이나 건축 분야에 전문적으로 다룰 사람이 부족했기에, 여러 기관과 현장에서 요청이 들어와 강의를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1983년도에 강원도 비행기재터널 공사를 NATM 공법으로 시공했을 때도 느꼈지만, 일반 토목과 지반공학적 지식은 분명히 차이가 큽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필요한 지점을 정확히 짚어주는 것이 중요했고, 그 점을 강의의 핵심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저는 다른 토목·건축 기술사들과는 달리 화약류와 관련된 안전관리 기술사로서 오랜 시간 묵묵히 그리고 소신껏 걸어왔습니다. 그동안의 길을 돌아보면 핸디캡이 많아서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제 역할을 다해왔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이 마음을 지켜가며 기술자로서의 길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군대 시절 폭파하사관으로 활동, 직업으로 이어져

그는 대학 시절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뒤, 이후 지방행정학으로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군 복무 시절에는 백골부대에서 수색대 폭파 요원으로 활동했으며, 결과적으로 군대 주특기가 그의 평생 직업으로 이어졌다. 그는 군 생활 당시 영어를 할 줄 아는 장교들이 번역한 미국 폭발물 교재를 통해 직접 배웠다. 다만 본래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그는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자주 쓰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사회에 나와서 활동할 당시에 화약류 관련 기술사는 과거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생계를 위해 국가기술자격증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부대에서 경력증명서를 발급받아 전국을 다니며 2년 동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노력 끝에 1989년 국무회의를 통과해 관련 기술사 제도를 입법화하는 데 성공했고, 결국 화약류관리기술사라는 새로운 자격 체계를 직접 만들어냈다.

저는 군 복무를 제외하고 사회에서만 따져도 1993년부터 지금까지 33년째 같은 업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일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는 바로 인성입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고 믿고,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늘 스스로를 돌아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는 매일 일기를 써왔습니다.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글을 통해 제 마음을 다잡고 방향을 잡아 왔습니다. 2003331일 최종 부도로 모든 것을 잃었던 시절에는 정말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날 저는 한강에 갔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16일을 제외하고는 일기를 썼고, 결국 다시 책을 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저는 웃음을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기 위해 웃는 법을 배우자는 마음으로 일부러 웃는 책만 사서 읽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 잘나갔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시절에도, 그리고 모든 것을 잃었던 순간에도 한 가지 원칙만은 놓지 않았습니다. 바로 기본과 양심을 지키는 것입니다. 저에게 기술자로서의 양심은 단순한 직업 윤리를 넘어 제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가치입니다. 앞으로도 그 마음을 끝까지 지키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물론 그도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집 두 채와 자동차 여덟 대를 잃는 큰 부도를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어음 문제로 인해 결국 버티지 못하고 큰 어려움을 맞았으며, 그로 인한 빚은 현재까지도 조금씩 갚아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그는 욕심내지 않고 오직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욕심부리지 않으며 활동할 것

무엇보다 그는 과거 10년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외래교수로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을 당시 외국인 학생들과 사제간의 돈독한 신뢰 관계를 유지했다. 그중의 한 제자(Tran Zuan Hien)가 베트남 정부 고용노동보훈사회부(MOLISA) 공무원으로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는데, 그 제자(현재 MOLISA 산업안전국 교육과장)를 통해 지난 202362MOLISA 산업안전국과 MOU를 맺었고, 이어서 베트남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VUSTA) 경제개발위원회와도 회합을 갖는 등 국제적 교류에 앞장서 왔다.

또한 지난해 10월 말에는 MOLISA와의 MOU 일환으로 그의 제자 Hien과 국립 호치민기술대학교로부터 8개국이 참여하는 지구 기후변화에 대한 환경적 대응이라는 국제 심포지엄에 AGRI가 참여하여 기조연설(Keynote)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에 임하여 AGRI 김재권 회장이 첫날 세 번째 연사로 나서 지구 환경 변화에 따른 기술자의 역할을 주제로 한 연설 내용이 국제적으로 큰 호응을 받게 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평소 박정봉 박사는 독서를 즐기는데, 당시 때마침 두 번째 지구란 없다라는 책을 읽고 나서 정리한 독서 노트 내용으로 기조연설문을 작성한 결과가 국제 심포지엄 주제와 맞물리면서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연설이 끝난 후 호주, 일본, 캐나다 등 외국 참석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추가 강의 요청이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그는 호치민기술대학교 지반 및 석유공학부장인 Vinh 교수와 친분을 매우 두텁게 쌓아 수시로 만나면서 기술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그는 올해 2(2학기)부터 화약 발파와 환경이라는 주제로 인터넷 줌 강의를 매주 목요일마다 2시간씩 진행 중이며, 8월부터는 1학기 강의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그는 나이가 들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의욕적으로 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다. “이제 저도 70대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앞으로도 건강을 지키면서 해외에 나가 기술을 기부하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일에 힘쓸 계획입니다. 사실 국내의 발파업계는 매우 힘든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기술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쉬운 길이나 값싼 일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오는 713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나트랑의 Mientrung University of Civil Engineering(미예쩡 토목공과대학, 다낭의 동아대학교, 그리고 다낭과학기술대학교에서 MOUK-CAD 기증식 일정을 소화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기술 협력과 기술 교류는 물론, 인적 자원까지 연계해 MOU를 맺습니다. 이 모든 계획을 통해 기술자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후배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싶습니다.”

박정봉 대표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주어진 일을 선택적으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무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단순히 주어진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지 말고, 기존의 틀을 깨고 창의적으로 길을 만들어갈 때 비로소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자세가 기술자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후배들에게 필요한 핵심 가치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그가 자신의 화약 발파 기술 전문성을 더욱 살려 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후학 양성에도 더 크게 기여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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