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체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거기다가 사회적으로도 차별받기 때문에 이중고에 놓인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장애인의 금융 자립을 도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부산 지역 최초로 장애인을 위한 금융 상품을 기획한 부산장우신협이다. 최초 발기인으로 참여해 이사장에까지 이른 김진태 이사장은 그 스스로 시각장애인이기에 누구보다 장애인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는 조합을 통해서 장애인의 경제적 지위 향상에 크게 기여해 왔고, 그 결과 지난 4월 18일에 개최된 제4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포장을 수훈했다. 그가 장애인들을 위해 힘썼던 지난 35년간의 공적이 크게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장애인에게 특화된 금융상품
김진태 이사장은 장애인이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경우 상당한 어려움과 제약이 있음을 직접 경험하고 부산 지역 장애인의 금융 자립을 도모하기 위하여 장애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금융기관을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부산장애인총연합회와의 협력을 통해 부산장우신협의 창립 멤버이자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1991년부터 부산 지역 장애인의 금융 편의와 경제적 지위 향상에 기여해 왔다. 특히 그는 부산장우신협의 창립 이후 조합 여신심의위원, 비상임이사로 재직하며 장애인인 조합원이 예금 가입, 대출 신청 시 자택에 방문하여 신청을 도와주고 우대 금리 혜택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금융 편의를 제공했다. 또한 소득 증빙이 어려운 장애인에 대하여 소액 신용대출을 취급 건의하여 위기에 처한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었으며, 더 나아가 2021년도부터는 상임이사장으로 당선되어 장애인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 왔다. 우선 그의 당선 소감부터 들어보았다.

“신협 차원에서 처음으로 수상을 하게 됐고,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많은 홀대를 받아왔지만, 이를 개선하고자 1990년에 신협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신협의 조합원은 부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특히 장애인 가족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제가 이사장으로 취임해 ‘장우 드림 적금’을 출시했습니다. 이 상품은 연 6%의 이자를 제공하며, 전국에서 최초로 도입된 것입니다. 또한, 장애인 단체 공모 사업에도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으며, 장애인 및 그 가족들을 위한 장학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어려운 소외 계층을 돕기 위해 중앙회와 협력하여 ‘온 세상 나눔 캠페인’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득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이는 신협의 이념이자 목표이기도 합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도 장애인들의 금융 자립을 돕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장우 드림 적금’은 그의 큰 공적으로 손꼽을 수 있다. 장애인을 위한 전용 금융상품이라는 점에서 2금융권에서는 이례적인 사회적 배려를 실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것이 그가 직접 기획하고 지시한 것으로, 신협중앙회의 판매 상품이 아닌 자체 개발 상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특히 적금 명칭을 이사장이 직접 명명했으며, 단순한 금융상품을 넘어 장애인의 자립과 자산 형성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회공헌형 적금으로 기획되었다. 이 상품은 복지카드를 소지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애인 고객이 저축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저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취지이다. 또한, 금융기관 이용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경제적 자립의 발판을 마련해 주는 사례로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살 때 영양 실조로 시각 장애인 돼
김진태 이사장은 그간 다양한 공공 기관에서도 장애인들을 위해 노력해 왔다. 2000년부터 (사)대한안마사협회 부설 장애인 직업 재활 시설에서 사무국장과 시설장으로 헌신해 왔고, (사)대한안마사협회 부산지부 회장을 역임했으며, 부산광역시 시각장애인복지관 관장, 부산점자도서관 관장, 부산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또한 지난 1994년에는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았다. 특히 그는 부산장우신협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역사회 내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 지원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왔다. 특히 매년 초 진행되는 장애인 복지 지원 사업 공모에서는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장애인이 다양한 외부 활동을 통해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사장은 후원 단체들에게 단순 지원이 아닌 장애인들이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러한 정책은 단체들이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했고, 궁극적으로 지역 내 장애인의 문화적 욕구 충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부산점자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독서 기기를 지원받았으며 부산광역시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음성 도서 청취용 보조 기기를 지원받았다. 또한 중증 장애인 도자기 핸드 페인팅 프로그램, 교사와 이용자 간 교감을 위한 거제 정글돔 투어 지원도 이끌어 냈다. 이동 지원을 위한 승합 차량인 ‘어부바 차량’도 마찬가지다. 신협사회공헌재단에서 주관하는 장애인 및 교통 약자의 이동권 증진과 복지 서비스 증대를 위한 사업인 차량 지원 사업은 전국적으로도 인기가 높아 신청을 하더라도 선정될 확률이 매우 낮지만, 약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부산·경남 지역 장애인의 부족한 이동 시설 현황을 적극 호소했고, 그 결과 2023년 10월 드디어 부산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에 승합 차량 기증이라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이는 지역 내 약 4만 명의 시각장애인의 이동권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이러한 여러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각장애인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는 4살 때 후천적인 영양실조로 인해 시각장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가족도 나라 전체도 모두 어려웠던 시기였고, 어느 날 하룻밤 사이에 시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금융 분야, 그중에서도 대출과 관련해서는 장애인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더욱 큽니다. 그래서 저는 장우신협이 더 널리 알려지고, 장애인들이 보다 손쉽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용기를 얻은 분들이 사업에 도전하고, 삶에 대한 보람을 느끼며, 이웃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따라서 타 금융기관과 달리, 저희 신협은 직원들의 임금보다 조합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모 사업, 장학 사업, 이웃 나눔 사업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
실제 그는 해 왔던 그간의 활동을 되돌아보면, 그동안 장애인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애를 썼는지를 알 수 있다. 오랜 기간 복지 시설에 몸을 담아 오며 겨울이 오면 취약 계층은 누구보다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매년 ‘온세상나눔캠페인’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장애 가정과 소외 계층에게 이불 및 전기요 등 따뜻한 난방용품을 전달하여 장애인 복지 증진에 기여해 왔다. 또 식품 후원 사업도 많이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을 위하여 여러 업체를 대상으로 후원 사업을 소개하여 최종적으로 <좋은 D&C>와 <KSD나눔재단>에서 후원을 결정해 쌀 500포와 라면 500상자를 기증받아 제공하였고, 라면 나눔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이어져 생활고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 가정의 식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그는 시각장애인으로 스스로 장애를 극복하고, 장애로 인한 희망을 잃지 않도록 여러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하여 관련 분야인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단국대학교 특수교육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여 고신대학교에서 수년간 강의를 통하여 시각장애인의 자립에 기여한 바도 있다.
그의 지금까지의 활동은 신협의 탄탄한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저는 지금까지 직원들과 함께 하나의 가족처럼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장우신협 직원의 약 15%가 장애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저희 신협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조합원 수는 약 8,500명이고, 총자산은 2,100억 원 규모로, 건실한 재무 구조와 낮은 연체율을 자랑하는 알짜배기 금융기관입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이 이어졌던 2024년에도 저희 장우신협은 종합평가 대상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었고, 이번 수상 소식은 방송을 통해서도 소개되었습니다. 저는 천주교 신자이며, 신협의 모태 정신인 ‘상부상조’의 가치가 1960년 부산에서 시작된 그 창립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일하고 있습니다.”

부산장우신협은 초량에 본점, 다대포에 지점이 있다. 향후에는 접근하기 좋은곳에 지점을 더 낼 계획이고 본점도 접근성이 좋은곳으로 이전 헤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모여서 전국에서 건실한 신협으로 만드는게 김 이사장의 목표다.
김진태 이사장이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성실함과 최선을 다하는 태도이다. 무엇보다 조합원은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고, 동지이며, 가족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도 늘 친절과 봉사의 마음으로 조합원을 대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늘 16명의 직원들에게 ‘절대 희망을 잃지 말고, ‘하면 된다’는 마음을 가지면 좋은 날이 반드시 오니, 최선을 다하자’라고 격려한다. 앞으로도 그가 장애인을 위한 활동을 통해 더 밝은 대한민국,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