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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 손을 내미는 것 자체가 진정한 희망의 시작입니다
누군가에 손을 내미는 것 자체가 진정한 희망의 시작입니다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5.05.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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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장애인총연합회 강병령 부회장/광도한의원 원장

보건복지부는 지난 418, 서울 여의도에서 ‘2025 4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인물은 광도한의원 대표원장인 ()부산장애인총연합회 강병령 정책부회장이다. 그는 지체장애인 한의사로서 그간 다양한 의료 봉사와 장학 사업을 펼쳐왔다. 두 살 때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됐고, 이후 이를 극복하는 끈질긴 노력을 해 왔으며, 보다 많은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한의사가 되었다. 이후 그는 한의사로서 의료 봉사뿐 아니라 20년 넘게 꾸준히 장학 사업을 이어오며 평생을 나눔과 봉사의 삶을 살아왔다. 2023년에는 부인 강경희 특수교육학 박사와 함께 부산 38번째 아너 소사이어티 부부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기부나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평생을 살아온 강병령 부회장을 만나 우리 시대를 밝혀 줄 나눔과 봉사의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선진국 수준의 장애인 복지 제도 필요

강병령 부회장은 1987년 동국대학교 한의대를 졸업한 이후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동국대학교 한의대 외래 정교수로 활동했으며, 2015년부터 현재까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정책부회장, 2019년부터 현재까지 부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소아마비라는 신체 장애를 극복하고, 인봉장학회, 희망을 여는 사람들, ()부산문화재단, 부산 아너소사이어티 등을 통해 지역사회를 위한 따뜻한 나눔의 손길을 펼치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어려운 학생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독거노인과 장애인에게 무료로 의술을 베푸는 등 헌신적으로 봉사한 공로가 상당히 크다. 더 나아가 대한장애인요트연맹 회장, 부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최선을 다해 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제까지 그는 적지 않은 수상을 했다. 김진표 교육부총리 표창(2004), 자랑스런 시민상(2006), 올해의 장애인상(2015), 나눔 문화 확산에 따른 대통령 표창(2017)을 받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모란장 수훈이 최고의 영예라고 말한다. 그의 수상 소감을 들어보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수훈은 제게 최고의 영광입니다. 그동안의 활동이 높은 평가를 받은 듯한 느낌도 들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 저도 점점 은퇴 시점, 70세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직접 환자를 진료하는 일은 언젠가는 마무리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손을 놓고 쉬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이후에는 외진 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 손길이 닿지 않는 어려운 현장들을 지원하는 일에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특히 장애인 복지와 관련해서는 아직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과거의 투쟁적 방식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이제는 우리 스스로 정책과 프로그램을 만들어 정부나 공공기관에 제안하고, 협력해 나가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지속 가능한 변화가 가능합니다. 장애인 복지도 이제는 선진국 수준의 대한민국에 걸맞은 방향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단순한 요구를 넘어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모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 그 발전 과정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1988년부터 광도한의원을 운영해 오고 있는 그는 약 37여 년간 한결같이 지역사회 안에서 지켜 온 두터운 신뢰로 지금은 부산에서는 거의 모를 이가 없을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크다. 무엇보다 강 부회장의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 활동은 보는 사람들의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이다. 지체 1급 장애인인 그는 목발을 짚고 하루 평균 150명 내외의 환자를 보면서도 각종 사회 봉사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항상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특유의 따뜻함과 포근함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희망 메신저로 통하는 사람이다.

 

인봉장학회 설립, 장학금 지급 이어와

동래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자신의 어려웠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2003년 인봉장학회를 설립, 매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10명씩을 선발하여 100만 원씩 1,000만 원을 지급해 오는 것을 지금까지 매년 계속해 오고 있다. 2023년부터는 장학금을 1,500만 원으로 증액하여 장학생들에게 일본, 중국 등 해외 유수 대학을 탐방하고 글로벌 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봉장학회는 인술로 이웃에 봉사한다는 의미로, 그의 이웃 사랑은 아버지와 아내의 영향이 컸다. 동국대 한의대에 입학한 그는 1급 중증 장애인을 수용하지 못하는 환경 탓에 수많은 좌절과 절망을 겪어야 했다. 그때마다 그의 아버지는 너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사는 삶을 살아라. 포기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특수교육학을 전공한 뒤 자폐아를 돌보던 그의 아내는 이웃에게 진정 필요한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삶을 살라며 힘을 실어 줬다.

그는 2014년에는 모교인 동래고 개교 116주년을 기념하여 1억 원을 지원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공적인은 모교의 학교운영위원장, 망월장학회 이사장, 인봉장학회 이사장, 총동창회장 등을 역임하며 후배들의 면학과 인재 양성을 위하여 노력하였다. 또 제2기숙사인 망월학사건립에 5천만 원을 내는 등 수년째 거액의 장학금을 기탁해 오고 있다. 2023년 동래고등학교 총동창회장을 역임하여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각 지역 동래고 동창회와 각 망월 단체, 산악회의 활동을 재건하였다. 또한 모교의 재건축을 이루어 내며 더불어 모교 역사관의 건립에 기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장애인 체육인들에 대한 많은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2007년부터는 대한장애인요트연맹을 창단하여 수석부회장직을 맡아 오다 2015년 제3대 회장을 역임했다. 요트의 경우 패럴림픽의 정식 종목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저변 확대가 덜 된 상태이다. 대한장애인요트연맹은 우수 선수 육성과 심판 발굴 및 교육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여 선수와 코치 등 15명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 육성하였다. 바다 축제와 요트 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많은 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해양 레포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어 왔다.

또한 장애인 단체 이외에도 부산KBS시청자위원회 위원장, 부산경찰청외사자문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유권자총연맹 상임대표, 심장병 난치병 아동 치료비를 지원하는 U.K.O(유나이티드코리아오케스트라) 후원회장, 결손가정·조손가정·차상위 가정의 경제적으로 어렵고 소외된 계층아동들의 생활지원, 학습지원 등의 시민사업을 하는 희망을여는사람들의 초대이사장등을 맡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오랫동안 해 오므로서 장애인도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그 역할을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 주고 있다.

그의 이런 오랜 활동은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제가 걸어온 길은 결코 혼자의 힘만으로 가능했던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 동안 제 곁에서 묵묵히 함께해 준 아내와 가족의 지지가 없었다면 정말 버티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3년 전 아너 소사이어티에 참여할 때도 아내가 먼저 나도 함께하겠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 말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부가 함께 이 길을 걷게 되었고, 그것이 더 깊은 의미로 남아 있습니다. 아내와 가족, 그리고 주변에서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뿌듯하고 보람된 순간은 가족에게, 특히 자식들에게 아빠로서의 모습을 인정받았다는 점입니다. 아빠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이번 기회를 통해 보여줄 수 있었고, 그것이 무엇보다도 감사한 일입니다. 크게 드러나지 않아도 부끄럽지 않게 살고자 노력해 왔고, 이번에는 그런 삶이 조금은 인정받은 것 같아 조용한 감동을 느낍니다.”

현재 그의 세 자녀 역시 각각 과학자, 의학자의 길을 걷고 있다. 아들은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석·박사 생명공학을 전공 중에 있으며, 두 딸은 미국에서 뇌과학을 전공해서 한국에 들어와 의대 공부해 뇌과학 쪽 양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세 자녀도 과학자, 의학자의 길 걸어

다만 그는 이제까지 활동을 하면서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고 말한다. 3년간 치료를 받아 난치병을 극복한 한 여성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은 뒤 결혼하고 아이까지 출산했다는 소식은 그에게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환자가 40대 초반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치료 과정에서는 환자를 설득하고 이끌어 가야 하는 순간이 많지만, 때로는 환자가 따라오지 못해 치료가 중단되거나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의료진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강병령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가 보다 평화롭고 공정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강한 사람처럼 보여도 누구나 약한 순간이 있고, 많은 부를 가졌다고 해도 모든 것을 혼자 해낼 수는 없습니다. 제 조그마한 손이나마,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희망의 시작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봉사는 거창한 것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작고 소박한 봉사도 모이면 큰 산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 힘이 모여야만 사회가 더욱 평화롭고 공정하며,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늘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을 갖고 살아왔습니다.

처음 인봉장학회를 만들었을 때만 해도 제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주위에서도 나중에 여건이 갖추어 지면 시작하라고 말렸지만, 저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벌써 23년이 되었다. 그때 단지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결과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모든 과정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강병령 부회장은 정말로 우리 사회의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그가 건강한 모습으로 한국 사회를 더욱 밝혀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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