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5 12:39 (목)
명의(名醫)와 양의(良醫) -이경근박사를 생각하며-
명의(名醫)와 양의(良醫) -이경근박사를 생각하며-
  • 홍석태 데일리뉴스 부회장
  • 승인 2025.04.09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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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육체는 참으로 신비하다. 나는 그 많은 신비로움 중에 하나를 체험하였다. 30년전 일이다. 그 당시 두 부모님의 돌아가신 뒷수습을 위해서 직장을 휴직하고 시골에서 장기체제를 하면서 동생들을 위한 생활비와 학비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였다. 첫째로 할 일은 부모님이 남겨주신 부동산을 정리하는 일이다. 그러나 부동산을 정리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그리 간단하지가 않았다. 제값을 받으려면 땅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 그러므로 여러모로 일을 했다. 시청과 교섭을 해서 넓은 빈 과수원 공터의 일부에 공영주택을 짓는 일이다. 그러면 나머지 땅값은 자연히 오른다는 계산이었다. 그 일을 하는 동안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몹시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소화불량도 생기고 설사까지 하면서 소화기 장애로 고생을 했다. 처음에는 대수롭게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낫겠지 생각하고 약도 먹지 않았다. 그러나 점점 심해지므로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기를 무려 3개월 동안 설사를 하였다. 참으로 고통스러웠다. 약을 계속적으로 먹어도 차도가 조금도 없었다. 서울로 올라온 나는 결국 병원엘 가기로 결심을 했다. 어느 날 동내에 있는 병원엘 갔다. 그런데 의사선생을 만나자 어떤 거부반응이 일어나서 그대로 돌아서 나왔다. 왜냐하면, 의사가 너무 젊었기 때문이다. 생명을 다루는 사람이 저렇게 젊어서야 나의 오래된, 아니 그 많은 약으로도 끄떡하지 않는 내 병을 고칠 것 같은 믿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원 문을 나왔다. 그리고 두 번째 다른 병원을 찾았다. 그럴듯한 간판(?)이라 믿으면서 다음 병원에서 의사를 만났다. 그런데 또 금방 나오고 말았다. 왜냐하면, 의사가 나하고 얘기를 하는 동안 연신 다리를 떠는 것이 너무도 경박스럽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병이 나으려면 의사와 환자가 레포(관계)가 성립되어 신뢰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좀 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상태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내가 기대하는 의사를 만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는 수 없이 병원을 포기하고 약을 사려고 약방을 찾다가 뜻 밖에 믿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병원 간판을 발견하였다.의학박사 이경근 내과 라고 간판이 씌워져 있었다. 병원에 들어서면서 현관에 신발을 벗고 빠끔한 구멍사이로 접수를 하였다. 손님이 없으니 순서랄 것도 없었다. “홍석태씨라고 호명을 듣고, 나는 곧 의사를 만났다. 의사 선생님은 머리색갈이 약간 희끗희끗한 60대 초반의 연세에 약간의 미소를 지으시며 환자인 나를 맞아 주신다. ! 나는 첫눈에 호감이 갔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을 신뢰할 수가 있었다. 지금까지 봐 왔던 두 선생님과는 사뭇 달랐다. 선생님은 나에게 어디가 아프냐고 물으셨고, 나는 “3개월 동안 설사로 고생을 하였습니다.”고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며 내 증상을 알려드렸다. 선생님은 알았다고 하신 후, 나를 간이침대에 눕게 했다. 그리고 청진기로 가슴으로부터 배까지 두루 타진해 보시고, 다시 손으로 배를 꼭꼭 누르시며 깊숙한 곳까지 확실하게 점검을 하셨다. 그리고 일어나라고 하시더니 괜찮아요.” 하신다. 나는 귀를 의심할 정도로 뜻 밖의 말씀을 들었다. 간단하게 끝을 내신다. 그리고 선생님은 자기의자에 앉으시며 나에게 시간이 좀 있습니까?” 물으신다.

나는 바쁘지 않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럼 나하고 얘기 좀 합시다.” 나는 결과가 아직 안 나온 터이라 아니요.” 라고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내말이 끝나자 선생님은 나를 옆방으로 안내를 하였다. 아주 분위기 있는 응접실로 나를 안내하고 자리를 권하셨다. 그리고 자리를 마주하자 이경근박사는 담배를 권하시며 이것은 귀한 손님한테 만 권하는 담배지!”라고 말씀을 하시며 양담배인바이소리를 나에게 권하신다. 나는 송구스러워서 담배를 피울 줄 모른다고 하면서 사양을 하였다. 선생님은 고개를 갸우뚱하시며 그럴 리가 없는데 하시는 눈치였다. 결국 선생님 혼자서 담배를 피우시며 말씀을 시작하셨다. 선생님은 선생님 자신의 지난 체험을 설명하면서 내 병의 증상을 간접화법으로 설명을 하고 계셨다. 그런데 결론은 극히 건강한 위를 정신적인 긴장이나 스트레스 때문에 나약한 위로 만들었다는 말씀을 하셨다. 선생님은 국제보건기구(WHO)에 한국의 대표자격으로 회의차 유럽 출장을 갔을 때 나와 똑 같은 상태에서 고생을 했다고 하셨다. 그러나 신경성위장병이었으므로 집에 돌아오니 괜찮더라는 것이었다.

그러니 홍 선생도 같은 증상이니 아무런 걱정을 말고 집으로 그냥 가도 좋습니다.”라고 하셨다. 그리고 부언해서 하시는 말씀이 몸의 바깥을 잘 다스리면(먹는 것에서 배변까지의 소화기 계통) 안쪽(먹은 영양소가 혈관을 통해 각 세포로의 공급하는 과정 즉, 순환과정)은 걱정을 안 하셔도 됩니다. 안쪽 그냥 자기가 알아서 자동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약 30분을 말씀하시고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약도 안 주시고 주사도 안 놓아주시고, 상관이 없으니 가서 편히 있으면 낫는다고 하신다. 그러나 뭔가 허전한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선생님이 약 주시는 것을 잊으셨나 보다. 나는 선생님의 뒤를 따르면서 말씀을 드렸다.

선생님! 약을 주셔야지요.”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런데, 선생님은 대답하시기를 댁은 약이 필요 없습니다. 내일부터는 괜찮을 겁니다.”라고 하신다. 나는 그래도 불안해서 또 다시 간청을 하였다.

약을 지어 주십시오. 약을 꼭 먹어야 겠습니다.!”

집요하게 간청하는 제 말을 듣고 선생님은 허허 웃으시며,

정 그러시면 약을 지어는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일반 소화제와 똑 같은 것이니 그렇게 알고 나 먹어요.”

 

그러시면서 간호원에게 처방전을 건네시고 지시했다. 나는 그 약을 받아 들고 집에 돌아와서 자기 전에 한 봉을 먹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변을 보니 아주 신기하게도 변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하였다. 이것은 확실히 기적이다. 선생님 말씀대로 내가 먹은 약은 그저 보통 소화제이고, 그러한 약은 그 동안 약방을 통해서 수없이 먹지 않았든가! 그러니까 내가 고질적이라고 생각했던 위장병은 선생님의 신뢰 있는 따스한 말씀으로 병을 고치신 것이다.

선생님의 말씀이 나의 불안 심리를 치유해 주므로 병은 호전된 모양이다. 선생님의 말씀에는 과연 무슨 힘이 있었을까?

나는 여기서 명의와 양의를 생각하게 된다.

명의는 자기의 학문적 연구를 위하여 환자를 마치 자신의 공부에 실험 도구인 양 여러 가지 처방으로 질병의 반응을 관찰하고, 그 결과를 연구지에 발표하면서 의사로서의 명성과 권위를 얻는다. 반면에 양의는 그렇지 않다. 의사가 배운 지식과 가진 의술로서 환자의 고통을 치유하고 고치는 데만 역점을 둠으로써 환자들의 존경을 받는 의사를 양의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경근박사는 분명 양의(良醫)에 속하는 존경받는 의사이시다.

 

유명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Einstein)박사는 1955518일에 사망을 하였다. 당시 아인슈타인박사를 담당했던 의사 토머스 하비는 명의(名醫)였다. 이 의사는 시체실에서 아인슈타인 박사의 뇌를 빼내서 연구하는 집념을 보였다. 이러한 사실이 소문이 나서 240개로 잘라서 세계의 여러 곳으로 팔려 나갔다. 또한 레닌(Lenin)의 뇌는 1000조각이 났다. 그리고 역시 세계의 여러 곳으로 팔려 나갔다고 한다. 이들은 병을 고치기 위해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의학 발전을 위해서 병을 하나의 학문적인 연구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우선한다고 정의를 내려본다.

여기에 소개한 의사 토머스 하비(Tomas Harby-42)는 유명한 명의(名醫)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명의(名醫)면서 양의(良醫)일 수도 있다. 중국의 의사 장쑤춘(姜素春)씨는 고령(74)에도 불구하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환자 치료에 나섰다. 본인이 직접 실험의 대상이 되기를 자청하여 나를 혈청주사법 치료 실험의 대상이 되게 해 달라고 건의를 고집하였다. 병원간부들은 할 수 없이 멀리 광둥성에서 혈청을 공수해와 장 교수에게 주사하였다. 장 교수는 입원 23일 만에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을 했고, 장 교수의 경험은 혈청주사법이 사스 치료법을 개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가능성을 열었다. 그는 사스에 감염돼 병실에 누워 있으면서도 사스 치료법에 골몰하는 한편 자신을 담당한 의료진이 감염되는 것을 우려해서 본인에게 가까이 오는 것을 금하게 하였고, 치료에 필요한 분비물도 직접 채취하였다. 장 교수는 건강을 회복한 뒤 곧 바로 병실로 다시 출근하여 사스와의 투쟁에 매달리고 있다. 과연 중국의 장 교수는 명의(名醫)와 양의(良醫)를 겸비하면서 의사로서의 살아있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을 스스로 보여 주셨다. (조선일보 03/05/01)

 

요즈음에 이경근 박사님을 생각하며 인체에 관한 책을 읽을 때, 인체의 신비함에 참으로 놀라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위와 장은 생명을 유지하고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즉, 영양을 생산하는 곳이다. 어떤 음식을 먹고 마시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건강은 서로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또한 먹을 때에 어떤 기분이냐에 따라서도 그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설사나 변비는 현재 내 몸의 건강상태를 잘 나타내 주고 있으며, 변에서 악취가 나는 것 또한 내 몸의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경고의 표시이다. 대장에는 100여종의 세균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그들을 크게 둘로 나눈다면 유해균과 유익균으로 나눈다. 그들은 서로 세균의 평형을 이루고 있다. 정상적인 발효를 해서 변의 색이 노랗고, 변에서 냄새가 그리 나지 않을 때는 유익균의 작품으로 보면 된다고 한다. 특히, 대장균은 작은 창자에서 내려오는 찌꺼기를 분해하여 비타민 B군과 비타민 K, 그리고 아미노산 등을 우리 몸에 공급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설사, 변비, 변의 악취는 유해균이 득세를 할 때 생기며, 이러한 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건은 무려 340여 종류가 된다고 한다. 살충제, 방부제를 포함한 각종 공해물질과 색소들, 그리고 우리의 몸을 산성체질로 바꿀 수 있는 음식들도 여기에 속한다. 위와 장이 건강하면 모든 성인병과 일반적인 질병을 미연에 막을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무병장수를 위해서는 유익균이 좋아하는 음식과 분위기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생활이 그렇지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채소나 과일에 살충제를 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고, 빵의 재료인 밀가루는 해외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 안전을 위해 방부제를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맛과 향과 모양을 위한 색소나 향료들은 음식에서부터 과자류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각종 인스턴트의 음식문화와 서구화 된 페스트 후드 역시 원인 중의 하나이다. 지질의 산성화, 대기의 오염과 수질오염 등 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이 많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음식에 이러한 종류의 다소 불만스런 조건들이 섞여들어 왔다고 할지라도 분위기가 유익균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유해균도 유익균을 위해서 정상적인 발효를 할 수 있도록 오히려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경근박사님은 나와 대화하는 동안에 나의 뇌를 통하여 내 몸의 유해균과도 대화를 하신 셈이다. 그래서 유해균을 설득해서 유익균을 돕게 한 것이 아닌가! 선생님은 나를 정신적으로 그렇게 치료를 해주셨다. 뇌의 먹이는 포도당이다. ’포도당을 보이지 않는 심리적 요소로 대응하자면 기쁨이 되는 것이다. , 심리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뇌는 기쁨(Joy)을 먹고 자란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짐 와일더(Wilder et.al 2013)와 에드쿠리(Edward M. Khouri)박사의 설명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뇌 속에서 Joy(기쁨)가 뇌의 먹이가 되는 메카니즘을 grace(은혜)-Joy(기쁨)-Peace(평강)3단계로 설명한다. , 믿음으로 갖는 은혜(Grace)와 감사는 기쁨(도파민)을 불러오고, ‘도파민’(기쁨)은 세라토닌 (peace-마음의 안정=행복)을 부른다고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Grace(은혜)가 없으면 어떤 행위를 통하여 그 나름의 Joy Peace를 얻지 못한다. , Grace가 중요하지만 여기서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Grace가 전제야 한다고 한다.

나는 30년 전의 이경근박사님을 통해서 인간의 훈훈함을 느끼는 사이에 Joy의 메카니즘이 내 몸 안에 있는 유해균도 어쩔 수 없이 유익균을 돕는 자연의 섭리가 나에게 큰 감동과 교훈을 가져다주었다. 우리의 삶도 이렇게 여유 있고 풍요로울 수는 없는지? ‘체제의 전쟁만이 평화의 길이라고 고집하는 뉴스를 보면서, 세계는 지금 싸울 때가 아니라 서로의 아름다운 조화와 균형을 탐구할 때라고 생각해 본다. 내 몸에 있는 유익균을 돕고, 유해균을 설득할 수 있는 길은 음식으로, 그리고 오직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주는 만족감과 행복감이 보다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저 번에 시간을 내어 이경근박사님을 뵙고 싶어서 장위동에 있는 병원을 찾아 갔다. 마을과 거리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짐작되는 것을 이곳저곳을 찾아보았으나 병원은 없었다. 묍고싶은 30년 전, 자상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을 그리면서 돌아서는 발길은 쓸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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