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5 12:39 (목)
이제는 나만의 물건에도 ‘토핑’을 한다
이제는 나만의 물건에도 ‘토핑’을 한다
  • 이한나 기자
  • 승인 2025.01.02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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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요즘 소비자들
패션 시장까지 강타

흔히 기본적인 것에 더해지는 추가 장식이나 선택지를 토핑이라 부른다. 피자가 가장 대표적이다. 기본적인 도우(dough)에 다양한 토핑을 얹어 선호하는 맛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토핑이 다양한 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가전, 가구, 패션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자신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다양한 문양, 액세서리 등을 가미하는 것이다. 이른바 개성 넘치는 커스터마이징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러한 고객 맞춤형이라는 말은 과거부터 있어 왔지만, 최근에는 아예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나에게 맞춘 제품을 만들어 내고, 기업은 이를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이 기성 제품에 개인적인 취향과 창의성을 더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전통적인 소비 패턴에서 벗어나 맞춤화와 개인화라는 흐름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요즘 소비자들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제품에는 끊임없이 소비자의 취향이라는 것이 반영되었다. 형태, 색깔, 감촉 등을 최적화해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소비자들은 이러한 한정된 선택지에서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제품을 구매해 왔다. 그런데 최근의 토핑 경제는 이러한 제품의 취향이라는 것을 소비자 자신이 구축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다. 가장 최소한의 기본을 제시하면, 그 이후부터는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마음껏 꾸밀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제품의 디자인과 구성 요소를 스스로 선택하거나 조합함으로써 자신만의 특별한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이야기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물건을 소유한다는 만족감을 넘어서 창의적인 참여와 자기 표현의 기회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자신의 손에서 재탄생하는 제품을 바라보면서, 기존의 제품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만족감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토핑 경제의 활성화는 기술 발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옵션을 선택하고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3D 프린팅 기술, AI 기반 추천 시스템, 디지털 디자인 툴 등은 소비자 맞춤화의 가능성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또한, 모듈형 소비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부품이나 요소를 선택해 하나의 완성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시키는 동시에,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토핑 경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이 바로 요아정이다.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이라는 회사 이름을 축약한 말이다. 이곳에서는 기본적인 아이스크림에 초콜릿, 딸기, 망고, 체리, 초코, 벌집꿀 등 수많은 별도의 토핑을 올려 자신만의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202199개의 점포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300여 개의 점포로 크게 늘었다. 이러한 인기의 배경에는 다양한 인플루언서의 참여가 큰 동력이 됐다.

2024년 상반기에만 요아정의 이용 건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약 422% 증가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조합을 만들어 내며 이를 소셜 미디어에 공유해 브랜드의 입소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참여형 소비는 단순히 매출 증가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애착과 충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다른 토핑 경제의 성공 사례는 다이슨의 블루투스 헤드폰 다이슨 온트랙이다. 이 제품은 2000가지 이상의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이 색상, 소재, 디자인 요소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표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는 회사의 브랜드에 대해 상당한 충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패션 시장까지 강타

패션 시장에서도 개인화와 꾸미기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요즘 학생들의 책가방에는 다양한 인형과 장식물이 달려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책가방이나 핸드백을 꾸미는 행위를 백꾸(백 꾸미기)’라고 부르고 있으며, 신발을 장식하는 신꾸(신발 꾸미기)’도 있다. 이러한 꾸미기에는 바로 참(charm)이라고 불리는 장식물들이 등장한다. 이는 주로 액세서리에 부착되는 작은 장식물이나 펜던트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알파벳, 동물, , 하트 같은 모양부터 럭셔리 브랜드 로고나 특별한 테마를 반영한 디자인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자신의 제품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는 것이다.

운동화 브랜드 컨버스는 홍대 스토어에서 구매한 운동화에 자수, 각인, 패치, 스터드 등을 추가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신발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기존 선글라스에 참을 탈부착할 수 있는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진주나 리본, 귀여운 동물 인형까지 다양하게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토핑 경제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를 넘어, 기업들에게 고객과의 소통과 참여를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들은 맞춤화된 옵션을 통해 고객의 참여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성과를 얻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제품을 제작하며 창의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기업들은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토핑 경제는 SNS의 활성화에 기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창조해 낸 제품을 세상에 선보이며, 이러한 사진과 동영상이 또 다른 개성에 대한 욕구와 열망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토핑 경제는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과 시장에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자신만의 개성이 없는 소비자는 없기 때문에, 한 번 이러한 트렌드가 확산된 이후에는 다른 제품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제품은 더욱 개인화되고, 개성이 넘치는 모습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러한 토핑 경제는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옵션을 제공하고, 이에 걸맞는 제품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러한 경향에서는 고객 데이터가 매우 중요해진다. 현재 개인들의 성향을 알아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제 기업들은 단순히 제품의 판매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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