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5 12:39 (목)
*칭찬 릴레이∼ 잘한다. ‘에콰도르...’
*칭찬 릴레이∼ 잘한다. ‘에콰도르...’
  • 이승은 교수
  • 승인 2025.01.02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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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 즈음에 칭찬 릴레이로 글을 쓸 수 있어서 미소가 지어진다. 에콰도르는 스페인어로 적도를 뜻 한다. 실제로도 적도에 위치하고 작은 나라지만, 바다와 인접한 높은 안데스 산맥과 정글, 특히 찰스 파고스 군도를 가진 나라이다. 인구의 40%가 잉카 후손인 원주민이 차지하고 있다. ‘남아메리카의 티베트라고 불릴 정도로 국토 개발이 뒤진 편이지만, 수도인 키토는 오랜 역사와 풍부한 유산으로 UNESCO에 의해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됐다.

일찍이 독일 학자 훔볼트는 에콰도르공화국의 여행기행을 이렇게 기록한다. 비옥한 안데스 사면과 아마존 열대우림, 황금어장인 태평양 연안과 해양 동물들의 낙원인 갈라파고스까지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어 신들의 정원이라고도 불린다.

에콰도르는 적도가 지나가는 세상의 배꼽이자 다양한 기후를 가진 늘 푸른 나라다. 본토에서 1,000km 떨어진 태평양 갈라파고스지역,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태평양 연한의 해안 지역, 수도 키토(Quito) 등이 속해있는 안데스 산악지역, 독특하고 다양한 동식물과 금을 비롯한 광물들이 풍부한 아마존 열대우림지역 등 이들 네 지역은 기후가 뚜렷하게 구별된다.

남미 국가에서 한두 가지의 기후를 갖고 있는 나라는 더러 있으나, 이처럼 각양각색의 기후 모두를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은 오직 에콰도르뿐이다. 필자는 글을 쓰면서 에콰도르 정글 숲에서 피톤치드를 만끽하는 상상에 온몸이 정화되고 있다. 신들의 정원이라 하는지 알 것 같다.

이 때문에 자연의 모습 또한 각기 다르고 인간과 동물의 삶 역시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에콰도르는 세계적으로 동식물 종()의 수가 많다, 그곳에서만 서식하는 특수한 동식물이 많기로 유명하다. 이러한 동식물 종()을 보호하기 위해서 에콰도르 정부는 국토 대부분을 국립공원으로 지정 했으며, 또한 국립공원이 아니더라도 보존지역(Reserved are a), 혹은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고 유지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야생 동식물의 보고(寶庫) 아마존 열대우림에 있는 리몬코차(Limoncocha)는 유전 개발로 유명하다. 이 생태보호 구역은 1985년 국립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석유 노동자들이 보호구역 안과 주변 상당부분을 이미 훼손시킨 뒤였다. 석유탐사와 그 결과로 인한 오염은 세계에서 가장 생물이 다양한 곳으로 알려진 이 지역에서 지금도 커다란 숙제로 남아있다.

세이보와 삼나무, 월계수, 발사 그리고 팜빌과 같은 나무는 모두 보호구역 안에서 자라는데 리몬포차 안의 많은 세이보 나무는 수령이 수백 년이 넘었고, 이곳 풍경은 정글로 덮여 있지만, 물이 범람해 조성된 습지와 건조한 숲, 넓은 습지대를 포함하는 생태 시스템과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군락이 광범위하게 조성되어 있다. 많은 보호지역이 물 속에 있는 까닭에 리몬코차의 수상 시스템은 특히나 생물이 다양하다.

이곳은 검은 악어의 서식지이자 육식종인 피라냐로 유명한 곳이다. 흰색 악어가 습지대 인근에서 발견된 적도 있다. 이 호수는 벌새, 파파가요, 큰부라새, 자이언트 티마누스, 하피 독수리, 칠면조 독수리 등 보호구역 안에서 약 450종의 조류를 관찰할 수 있어 조류 관찰지로도 유명하다.

위에 나열된 환경에도 세계가 주목하고 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또 다른 관심을 가지게 한다. 이미 에콰도르는 2008년 헌법에 생태헌법을 명시했다. 자연에 인격권을 부여한 것이다. 이번엔 저작권을 가진 숲이 처음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주인공은 에콰도르의 '로스 세드로스 구름 숲'.

'More Than Human Life'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공동 창작자들이 <삼나무의 노래>라는 곡을 이 숲에서 작곡했다. 음악가, 작가, 과학자들이 숲에 들어가 <강은 살아 있는가?>라는 책을 집필하던 중에 노래를 만든 것이다.

이 노래를 듣다 보면, 박쥐 울음 소리, 원숭이 소리,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 풀벌레 소리, 흙 속의 소리가 들린다. 숲의 다양한 소리와 리듬을 수음한 후 여러 선율을 얹은 것이다. 노래를 만든 공동 창작자들은 이 곡의 저작권자로 숲도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에콰도르 저작권청에 신청했는데, 별 무리없이 인정될 예정이다

"숲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숲과 함께 만들어졌습니다. 숲 없이는 그것을 만들 수 없었을 거예요. 숲이 우리와 함께 만들었습니다." 숲과 인간의 공동 창작. 숲의 저작권을 인정한 최초의 노래가 탄생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2008년 최초로 숲과 강의 인격권을 인정한 에콰도르의 '생태헌법'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심지어 에콰도르 헌법재판소는 2021년에 이 숲의 법 인격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광물 채굴을 금지한 바 있다.

숲의 저작권이라니! 너무 근사한 말이다. 이처럼 앞으로도 칭찬 릴레이가 계속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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