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는 늘 정치적 분열과 혼란, 그리고 격변의 시기를 견디고 극복해왔습니다. 중요한 점은 그 한 가운데에 뛰어난 정치 지도자가 있었고 그로 인해 위기가 극복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알렉산더 대왕에서부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윈스턴 처칠, 미국 대공황 시대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극심한 인종 차별을 이기기 위해 노력했던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도 이러한 정치 지도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 지도자는 국가를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고, 오히려 혼란을 자초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단편적으로는 혼란이지만, 또한 그것이 성공의 발판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전 세계와 한국은 다시 격변기로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입니다. 적지 않은 미국인들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놀랍지만 놀랍지 않다”라고 말합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지만, 정말 그렇게 됐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는 ‘좌충우돌’입니다. 과거에는 전혀 보지 못했던 통치 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중에서도 한국인들의 신경을 가장 거슬리게 하는 것은 바로 한미 방위비 분담금입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부자나라’라고 말했고, 최근에는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말하면서 현재 분담금보다 9배나 높일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한국인들에게 그는 ‘한국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강탈자’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미국과의 동맹을 깰 수 없는 한국의 입장은 무척 난감합니다.
기자 회견 후폭풍까지
한국은 정치적으로 이미 소용돌이에 휩쓸였습니다. 지난 11월 7일에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렸습니다. 국민의힘 친윤 인사들은 ‘대만족’을 외치고 나섰지만, 친한 인사들과 야권 성향의 인사들에게는 ‘안 하느니 못한 최악의 자폭 기자회견’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누구의 의견이 옳다, 그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해석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앞으로 벌어질 ‘후폭풍’이 문제입니다. 늘 역사의 흐름은 도도하게 정권을 강타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한쪽에서 대통령을 옹호한들 민심을 거스르기는 힘듭니다. 하늘로 치솟는 권력도 땅에 떨어뜨리는 것이 바로 민심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까지의 흐름으로만 보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한 지형이 펼쳐질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향후 공격의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중도층의 마음을 다시 얻기도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불안해지고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과 세계의 변화, 윤석열 대통령에 의한 향후 정치적 격변도 걱정을 앞서게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일수록 국민 개개인이 중심을 잡는 일이 필요합니다.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비바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가장 튼튼하다.”
‘위기가 기회다’라는 말은 너무도 식상하지만, 변치 않은 진리이기도 합니다. 국민 각자가 흔들리지 않고 튼튼하게 중심을 잡아나갈 때, 한국 정치도 튼튼해지고,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변화에도 잘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