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먹는 약 위주였지만 퇴출
건강한 방법으로 다이어트 해야

인류는 지금 비만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것은 단지 외모를 예쁘게 가꾸기 위한 일이 아니다. 비만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여러 가지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만한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사망률이 1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자는 48%, 여자는 27.7%로 성인 전체의 38.3%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하는 것이 바로 ‘비만 치료제’이다. 비만치료제는 주로 식욕 억제, 대사 촉진, 지방 흡수 억제 등의 방법으로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식욕 억제제는 가장 흔히 사용되는 비만치료제 중 하나로,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여 식욕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손쉽고 빠르게 살을 빼준다’는 장점으로 인해 이제 우리나라의 비만 치료제 시장도 폭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먹는 약 위주였지만 퇴출
현재 우리나라의 비만 치료제 시장은 총 1,780억 원에 달하는 것을 나타났다. 2019년에 1,341억원이었다는 점에 비교한다면, 그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은 한국에서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 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5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국내외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비만 치료제를 앞세워 급성장한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일리 릴리(Eli Lilly)는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순위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초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두 회사는 모두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대비 20% 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였으며, 총 매출액 은 약 12조 원에 달했다. 또한, 이후에는 비만 치료제 생산량도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는 향후 몇 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해당 기업들의 글로벌 입지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월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비만 치료제 산업이 연평균 50%씩 성장하여 2030년에는 130조 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비만 치료제는 먹는 약이 일반적이었다. 제니칼(Xenical), 리덕틸(Reductil), 아디펙스(Adipex) 등이 있었다. 이런 제품들은 뇌에서 섭취할 음식의 양과 소모할 에너지를 조절하는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흡수를 억제하여 쉽게 포만감을 느끼도록 해 결과적으로 음식물 섭취를 줄이게 함으로써 체중을 감소시켜왔다. 하지만 일부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의존성과 내성 등의 부작용이 생겨서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주사제가 급격하게 인기를 얻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삭센다(Saxenda)’가 있다. 2014년 노보 노디스크에서 출시한 약으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위고비(Wegovy)’라는 제품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위고비는 ‘기적의 치료제’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13kg을 감량했다고 해서 SNS상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일주일에 한 번 주사를 놓는 방식인데 월 4회 1,350달러, 우리 돈 약 190만 원 수준임에도 미국에선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또 다른 주사 치료제로는 오젬픽(Ozempic), 마운자로(Mounjaro) 등이 있다.
비만 주사에서 주목할 만한 성분은 바로 GLP-1이다. 이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체내 호르몬으로, 애초에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었다. 포만감을 유발해서 식욕 억제와 대사를 촉진해 체중 감량을 하며,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이 물질은 담낭암, 췌장암, 간세포암 등 다양한 비만 관련 암 질환 발병 위험을 평균 40%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받았다. 과거 삭센다와 위고비 모두 이 GLP-1 성분이 토대가 되어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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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외국 제약사들만 GLP-1을 기본으로 주사제를 만들지는 않는다. 한국에서는 단순한 주사 형태에서 진일보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로 만들어진 예정이다. 1cm²의 초소형 패치를 팔과 복부 등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지난 2023년 11월 대웅제약에서는 GLP-1 유사체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비만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2024년 임상 1상을 시작해, 2028년 상용화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제품은 얇은 부위에 1주일에 한 번 붙이기만 하면 된다. 또 신경세포를 건들지 않아 통증이 없으며, 기존 주사제와 비교할 때 동일한 약효를 갖는다.
하지만 문제는 부작용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구, 교육,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은 몇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위장관에 영향을 미쳐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를 유발한다. 또한 특히 다른 혈당 강하제와 함께 사용할 경우 저혈당증이 발생할 수 있다. 단독 사용 시에는 저혈당 위험이 낮지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또 드물게는 췌장염의 위험이 보고되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담석이 형성되거나 담낭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 심박수 증가가 보고되었으며,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GLP-1 이후의 비만 치료제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밀린(Amylin)이다. 이는 식후 췌장에서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는 37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펩타이드이다.
아밀린은 위에서 음식이 장으로 이동하는 속도를 느리게 하여 포도당이 천천히 흡수되도록 하다. 그 결과 식사 후 포만감을 느끼게 하여 과식을 방지하고 체중 관리를 돕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아밀린이라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역시 저혈당증, 메스꺼움, 구토, 두통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비만 치료제를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비만에서 벗어나는 일이 생각보다는 어렵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 원리와 방법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음식을 적당량 섭취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멀리하고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고, 하루에 30~40분만 운동을 하면 된다. 이렇게만 하면 평생 비만에 시달릴 일도 없고 비만 주사를 맞을 필요도 없으며 그에 따른 부작용에도 시달릴 필요가 없다. 이렇게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을 두고 약에 의존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번 약에 의존하게 되면 평생을 의존하게 되고, 그와 동시에 잘못된 건강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잃게 된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약해지게 되면 결국 또 다른 병을 얻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비만 치료제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산업의 측면에서 좋을 수는 있어도 개인 건강의 면에서는 그리 긍정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