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사망률 1위 질환은 바로 심근경색을 비롯한 각종 심뇌혈관 질환이다. 문제는 전 연령에서 이 질환 환자가 늘어가고 있으며, 의료비 역시 상승하고 있다. 또 이 때문에 매일 음식에 신경쓰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런데 단 1회의 주사로 평생 동안 혈관 질환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아마도 이는 손꼽히는 의학 혁명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단 1회의 주사로 평생 혈관 건강을 지킨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바로 이러한 기적적인 일에 뛰어든 사람이 첨단바이오 의약품 전문 개발회사인 ㈜마크헬츠 대표인 이승민 박사(심장내과)이다. 독일에서 심장질환을 연구한 그는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후 꾸준하게 연구를 거듭하여 이제는 임상실험에 들어갈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과연 이러한 의학의 혁명은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세포치료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유전자치료제
다소 난해할 수도 있는 이 의학적 원리는 ‘유전자치료제’라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의약품은 크게 합성의약품(신약, 개량신약, 제네릭)과 바이오의약품(생물학적제제, 생물공학 의약품, 첨단바이오 의약품)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바이오의약품은 세대별 유형에 따라 구분되는데 3세대 첨단바이오의약품은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두 가지로 나뉜다. 세포 치료는 사람 또는 동물의 살아 있는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증식하거나 선별하는 등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방법으로 조작하여 제조한 의약품을 말한다. 즉, 세포 그대로의 특성을 이용하여 건강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반면 유전자치료제는 말 그대로 문제가 있는 유전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특정 유전자를 조작(제거, 삽입, 억제)하여 몸의 문제를 바로 잡는 것이다. 그리하여 조작된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일반적인 질병은 물론이고, 선천적인 기형이나 방사성 폐기물로 인한 후천적 돌연변이의 문제도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는 치료제를 주입해서 유전자의 결함을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복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치료 방법이 다소 생소하여 ‘유전자치료제가 아직 먼 미래의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전 세계 인구의 65% 이상은 한 차례 이상의 유전자치료제를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우리가 맞은 백신(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이 바로 유전자 치료제 기반의 백신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는 이미 유전자치료제에 관한 연구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2023년 4분기 기준(Citeline 2023) 약 577개의 유전자치료제(유전자편집 포함, 전년동기보다 8.4% 증가)가 임상시험에 진입했고, 전임상 연구는 1,528건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이 희귀질환, 항암제이지만 점점 비종양 적응증에대한 치료제 임상시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까지 심혈관질환(만성질환인)에 대한 성공 사례는 마켓에 없으며, 이승민 박사는 이 분야에서의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전자치료제는 30년 전부터 사용되어왔지만, 도덕적, 기술적, 환경적 요인으로 말미암아 그 상용화가 더디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10년전 스티브잡스가 1억여원 들여 받아야했던 유전검사비용이 최근 10여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가능한 시대가 도래함으로 말미암아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유전자 치료제는 이미 7개가 나와있고, 올 2024년에도 무려 4개의 유전자치료제가 승인되었으며, 신청예정이 2개, 최종단계 후보가 2개이다. 특히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에 표적하는 유전자 전달체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가 개발되면서 희귀질환뿐만 아니라 동맥경화(협심증, 심근경색)등 만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5년 뒤에는 만성질환용 유전자치료제의 수요가 높아질 겁니다.”

”5년 뒤에는 만성질환용 유전자치료제의 수요가 높아질 겁니다”
그런데 혈관 관련 유전자치료제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있다. 바로 ‘표적 유전자 전달체 기술(Target Gene Transfer Technology)’이라고 하는 것이다. 일단 유전자 치료의 핵심은 개발된 ‘치료 유전자(Therapeutic Gene)’를 치료하고자 하는 세포에 ‘정확하게 전달(Transfer vector)’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음식을 만들었으면, 배달지로 정확하게 배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른 곳에 배달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치료 유전자를 정확한 곳에 배달하는 기술이 바로 ‘AAV 표적 전달체 기술’이다.
이 박사의 ‘AAV 표적 전달체 기술’은 직접주입(In-vivo treatment)하면 ‘유전자치료제’로 쓰이지만, 간접주입(Ex-vivo treatment)하면 ‘세포유전자치료제’로도 쓰인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환자의 자가 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어 문제가 있는 유전자를 교정한 뒤에 다시 체내로 집어넣는 방식의 치료제이다. 최근 이 부분의 대표적인 치료제가 바로 ‘CAR-T’라고 불리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치료할 수 없는 암도 치료함으로써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박사는 기존의 Lentivirus 방식의 CAR-T 생산방식의 몇 가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AAV 기반의 CAR-T 생산방식을 택함’으로써 CAR-T의 한계를 극복하여, ‘동종세포치료제로써의 환자맞춤형 고형암 CAR-T 치료제 개발’을 위해 서울성모병원 바이오코어 퍼실리티사업단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유력한 기술을 기반으로 세워진 기업이 바로 이승민 박사가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 마크헬츠’이다. 그리고 이 기술이 향후 상용화된다면 드디어 인류는 ‘항노화에 대한 강력한 기술’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불법 장기매매 사회적 이슈가 심장질환 연구의 도화선
“지금까지 인간은 누구나 노화를 삶의 한 과정이라고 여겨 왔습니다. 생노병사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역행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여겨지고 있었지요. 하지만, 최근 하버드 의대의 데이비드 싱클레어교수는 ‘노화는 질병이며, 다른 여러 질병과 마찬가지로 노화 역시 치료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심장과 혈관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 죽음을 늦추는 강력한 항노화의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인간의 심장을 거래하는 범죄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박사가 이러한 꿈을 꾸게 된 것은 심장 의학의 세계적인 중심인 독일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이며, 또한 그가 유전자치료제라는 새로운 신세계로 진입하게 된 것도 독일에서 만난 지도교수 때문이다.
그는 경북대에서 의학 석사를 하며 ‘표적 항암제’를 주로 개발했다. 이후 그는 독일에 가서 본격적인 유학을 시작했고, 550년 전통의 LMU 뮌헨대학교 심장내과에서 인간생물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그는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선임연구원을 하며 국내 최초의 유전 질환분석용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였고, 삼성서울병원 이엔셀(주)의 연구소장을 하며 국내 최초의 Single-use 방식의 자동화 AAV GMP 생산설비를 구축하였다. 그런 후 국내 AAV 유전자치료제 기술과 인프라가 부족한 것을 확인하고, 제 2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바이럴 벡터 개발 및 생산 전문 회사인 마크헬츠를 설립해 대표이사가 되었다.
처음 독일로 향할 때 그의 꿈은 바이오 인공 심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독일 지도 교수님의 한 마디가 그의 진로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제가 바이오 인공 심장을 만들려고 했던 이유는 신문에서 장기 매매를 하는 범죄 집단의 기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바이오 심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범죄도 줄어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했던 것이, 바로 독일의 심장내과 쪽이였습니다. 특히 저의 지도 교수님은 세계에서 유명한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TAVI) 전문가’였습니다. 그런 교수님에게 꿈에 대해서 이야기했더니, ‘네가 살아 있는 동안은 이루기가 매우 힘들 것이다. 그 대신 유전자치료제로 ’개복수술에 준하는 내과 치료를 해보라’고 권해주었습니다.”
특히, 이 박사의 기술이 탁월한 점은 비침습 산전진단(NIPT)을 통해 엄마 뱃속에 있는 아기에 대한 유전자를 분석해 내고, 이후 아이가 태어나면 치료 시기를 검토한 후 6~12개월 내에 유전자치료제 주사를 맞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평생 심혈관 질환에서 자유롭게 된다. 즉, 태어난 아기는 평생 ‘심혈관 질환’이라는 것을 모르는 시대를 살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류가 이제는 ‘홍역’이나 ‘페스트’같은 백신이 있는 전염병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인류의 의료 혁신에 기여
마크헬츠에서 함께 하고 있는 국내 연구진과 해외 연구진의 전문성이 앞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구진으로는 서울성모병원 심혈관 센터, 서울성모병원 바이오코어 센터, 분당서울대병원, KIST 등이 함께 하고 있다. 해외에는 독일 TUM 심장내과장, 독일영장류 센터, 오스트리아 빈 대학, 독일 LMU 뮌헨 심장내과 등과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적인 인력들은 앞으로 펼쳐질 유전자치료제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박사의 목표는 3년 안에 1/2상을 성공하는 일이다.
“현재 임상실험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1상과 2상을 동시에 진행하여 3년 안에 끝내는 것이 목표지만, 3상부터는 스타트업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글로벌 제약사 쪽으로 기술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7년까지 2상을 마무리 한다면 저희 회사는 약 1조~4조원의 벨류를 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류는 끊임없이 ‘노화와 질병’에 시달려왔지만, 그때마다 ‘의학의 축복’ 속에서 생명을 연장해왔다. 그러나 혈관질환은 여전히 ‘만성질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공포 속에 몰아 넣고 있다. 그러나 그 해결의 실마리가 이제 이승민 박사의 손에 달려있다. 그의 이번 임상시험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한국에서도 의료 혁신의 거대한 발걸음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