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회의장 임기는 전반기 2년과 후반기 2년으로 나뉜다. 지난 전반기 2년은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이끌어 왔다. 많은 국민들에게 비상계엄 당시 그의 활동이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이제 후반기 2년의 국회는 조정식 국회의장이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6월 초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각각 5선인 박지원, 김태년 의원을 꺾으면서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의원 투표와 온라인 당원 투표를 합산한 결과 과반 득표를 얻어서 높은 선호도를 보여주었다. 향후 조 의장은 속도감과 성과 있는 국회를 추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익 중심의 의회외교를 통해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개헌 추진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도 가지고 있어서 향후 그의 활약이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친분, 신뢰 깊어
조정식 국회의장은 1963년 서울 출생으로 동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에서 건축공학 학사와 도시·지방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故) 제정구 의원의 정책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그는 2004년 제17대 총선 당시 경기 시흥시 을 지역구에서 국회에 입성한 이후, 제22대 총선까지 단 한 차례의 낙선 없이 내리 당선되며 6선 의원 반열에 올랐다. 주요 당직으로는 2019년 이해찬 대표 체제 당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특히 2022년 이재명 대표 체제 1기 당시 당의 살림과 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직을 맡은 데 이어, 2025년 12월부터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무특별보좌관으로 위촉되어 활동했다. 정무특보 재임 중이던 2026년 1월에는 베트남 호찌민에서 현지 체류 중이던 고(故)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건강이 악화하자, 대통령의 긴급 지시에 따라 베트남으로 급파되기도 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여권 내 대표적인 친이재명계 핵심 인사이자 이재명 대통령과 정치적 궤적을 함께해 온 동반자로 꼽힌다. 조 의원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친문계의 견제가 거셌던 2018년 지방선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경기지사에 도전한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적극 지원하며 깊은 신뢰를 쌓았다. 이후 이 대통령이 검찰 수사 등으로 거센 압박을 받던 민주당 당 대표 시절에는 당 사무총장을 맡아 당 실무와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조 의원이 대통령 비서실 정무특별보좌관에 기용되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러한 기류는 국회의장 선출 과정에서도 드러났는데, 이 대통령이 X(구 트위터)에 권리당원 선호투표제 관련 게시글을 올릴 당시 조 의원에게 투표했음을 인증한 지지자의 캡처 이미지를 함께 공유했다. 이에 당내 경쟁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명픽’이 조 의원에게 실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여권 내에서 온화한 성품과 원만한 의정 조정 능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소통을 이끄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평소 성향은 온화하지만 주요 정치적 현안이나 중대 사안에 점해서는 단호하고 강단 있게 대처한다는 점이 특징이라는 평가다. 한편 정치권에서 통용되는 그의 대표적인 별명으로는 ‘개구리 삼촌’이 꼽힌다. 이명박 정부 당시 주요 입법 대치 국면에서 몸싸움 방지법 제정 전 의장 단상으로 뛰어오르던 모습이 개구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다.
외교·안보 전문가 자문기구 공식 출범
우선 조 의장은 향후 ‘속도감과 성과 있는 국회’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선 수락 인사에서 빛의 혁명으로 국정을 정상화했듯 후반기 국회를 대한민국 대전환에 발맞춘 국회로 만들겠다고 밝히며, 선도하는 국회로서 이재명 정부와 함께 국가적 대전환과 도약을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국회 원 구성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12월까지 주요 국정과제 입법을 완수하겠다고 밝혀 당 지도부와 긴밀히 협력해 성과 중심의 신속한 국회 운영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국익 중심의 의회외교를 뒷받침하기 위해 외교·안보 전문가 자문기구를 공식 출범시키며 ‘국익외교 국회’ 시대를 선언했다. 조 의장은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국익외교자문위원회 위촉식 및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이희옥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국익을 최우선에 둔 전략적 의회외교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사말을 통해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의 위촉에 감사를 전한 그는 현재의 국제질서를 자국 우선주의와 힘의 논리가 다자주의를 위협하고 지정학적 갈등과 AI 기술 패권 경쟁이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민국이 국익을 이정표 삼아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피력했으며 올해를 '국익외교 국회'의 원년으로 삼아 의회외교를 정부외교, 공공외교와 함께 외교전략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향후 자문위원회는 외교 및 경제안보 현안을 심층 논의하고 중장기 의회외교 전략과 거버넌스 개선안을 제안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수행할 방침이다. 이번 위원회 출범은 국회 외교 기능을 보완하는 전문 자문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니며, 향후 초당적 외교 역량을 강화하고 전략적 의회외교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그는 제78주년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2027년까지 국민주권 개헌안의 골격을 마련하고 제22대 국회 임기 내에 제10차 헌법 개정을 완수하자는 구상을 공식 제안했다. 1987년 제정된 현행 헌법이 지난 40여 년간 국가 체제를 지탱해 왔으나, 사회 발전과 국민 권리의식의 성장에 비추어볼 때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초고령사회 진입과 인구 소멸 위기, 인공지능(AI) 기술 혁신 등 구조적 변화 속에서 국가의 책무와 인간 존엄의 균형을 명시하지 못하는 이른바 ‘헌법 지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현행 규정으로는 미래 사회의 갈등을 포용하기 어려운 만큼 제도적 입법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합의 가능성이 높은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대통령 계엄 선포권 제한 등의 과제부터 우선 착수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발족해 추진 로드맵과 세부 의제를 정립하고, 정당 간 협의를 거쳐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치권 중심의 타협을 지양하고 국민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 ‘(가칭)모두의 헌법’을 구축함으로써 주권자가 직접 참여하는 국민주권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향후 허위·조작정보 대응, 공영방송의 공공성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시행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에 따라 사회적 혼란과 인권 침해 방지를 위한 엄정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제 향후 2년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 여부가 달린 매우 중요한 시기임이 틀림없다. 이에 국회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는 점에서 조정식 국회의원의 활동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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